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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함창 고녕가야 역사찾기 14 - 가야사의 인식변화

지정 스님(봉천사 주지)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4월 28일
지난 4월 23일부터 24일까지 김해박물관에서 열린 가야사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1박2일간 10여명의 발표자와 그 이상의 토론자가 진행하는 의미깊은 행사로 금년이 27회 대회라 한다. 

 머리장식

코로나로 인해 참가자 수를 제한해서인지 방청객은 50명 내외에 불과했다. 봉천사에서 아침 8시에 출발했지만 행사장에 도착하니 개회사 및 환영사 등은 이미 마친 상태였다. 주체 측에서 마련한 도시락을 받아들고 박물관 야외 밴치에 앉아 먹으면서 가야 본고장인 김해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었다.

이틀간 기조강연을 비롯해 각 지자체의 가야역사 복원사업 설명회를 함께 들었다.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탁기탄, 다라, 기문, 안라, 임나4현 등을 소재로 한 것이 발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일본사기에 등장하는 지명을 우리나라 어느 곳에 점찍어 자리매김 할 것인가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표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내어 문경에서 장거리 여행을 했건만 정작 본 행사에서는 가물거리는 눈을 어쩔수 없어 지그시 감았다. 일박이일 간 기대밖의 여러 발표문을 들으면서 내심 실망하면서 의미를 가만히 곱씹어보았다.

학회의 기조강연은 전체의 방향과 성격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발표다. 주관하는 대학교 책임교수의 발표이므로 전체대회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나의 귀를 의심하고 눈을 비비고 봐야할 만한 내용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자연스럽게 소개됐다. 

발표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간과할 수 있지만 예사로 보아넘길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삼국유사에서 6란설을 서술한 것은 일연의 수로왕에 대한 용비어천가에 불과하며 대가야의 정견묘주나 월광일광태자를 서술한 것도 또 하나의 용비어천가에 다름 아니다. 더하여 십육나한 등 불교적 용어가 나오는 부분은 과감히 추려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있다」는 내용이다. 발표자가 가야사를 수록하고 있는 삼국유사를 대하는 자세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평소 삼국유사를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우리민족의 성서로 생각해온 터라 대회가 열리는 동안 분함을 참을 수 없었다. 이튿날 대회의 위원장을 맡은 교수의 발표는 일본서기에 나오는 탁순국을 대구로할지 창녕으로 할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에 경북대 모교수가 추임새를 넣으며 경덕왕 당시 여러 곳의 지명을 바꾸었으므로 삼국사기를 금과옥조로 삼을 필요가 없다면서 삼국사기를 하찮은 듯이 설명을 하였다.

돌이켜 생각하니 기조연설에서는 가야의 최초기록을 삼국유사를 제쳐두고 삼국지 위지동이전 한전의 ‘변진구야국’이라고 했다. 이어서 삼국유사의 육란설은 일연의 한가한 넋두리며 삼국사기도 결코 신뢰할 것은 못 된다는 일관된 하나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사현, 다라, 탁순 등 일본학자들의 임나일본부 연구물들을 가지고 시종일관 대회를 끌고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주체자들끼리 합의된 모종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나의 느낌으로는 일제시대 일본학자들이 주장하던 고대일본의 한반도지배설을 공공연하게 뒷받침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학술대회 마지막 전체토론을 마치고 방청객의 질문시간이 주어져 제일먼저 손을 들었다. ‘삼국지 한전의 변진구사(邪)국을 김해의 금관가야로 비정하는 것에 대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해주기 바란다. 한(韓)전 바로 다음 페이지 왜인(倭人)전에 등장하는 ‘구야한국’을 두고 변진구사국 내지 변진구야국으로 동일시하면서 김해로 비정하는 것은 환타지소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인(日人)들이 자기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끼워 맞추기 한 것을 오늘날까지 수용하는 것은 패배자의 굴욕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야사를 비롯해 한국 고대사를 붕괴시키기 위하여 지렛대발로 사용한 것이 바로 위지동이전 변진구야국이며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진정한‘타짜’라 할 수 없다. 한국 학자의 글귀에서 변진구야국을 ‘가야의 첫 기록’으로 기록하는 순간 가야사는 결코 임나사를 벗어나지 못한다. 먼저 변진구야국의 김해비정 근거를 밝혀주기 바란다. 두 번째는 삼국유사에 2줄, 삼국사기에 2건으로 7줄이나 나오며 왕릉, 성혈, 고분 등 숱한 사료와 사증이 등장하는 함창의 고녕가야를 부정하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내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했다.

납득할 수 없는 발표자들의 해명을 들으면서 문득 망국(亡國)의 단상이 머리에 퍼떡 떠올랐다.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힘을 실어주지 자멸하려는 자에게는 자멸을 줄뿐이다. 공산당에 대해서는 반공무장을 해제했으며 일본의 침략사관에 대해서는 역사무장을 해제한 것이다.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와 국내의 부동산을 대거 구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참정권까지 국회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으니 중국에 마저 손을 놓고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눈만 껌뻑거리고 미국에게는 멱살을 단단히 잡힌 꼴이다. 우리 스스로 자강 자조의 마음으로 국체를 호지해야 한다. 우리 손으로 무장해제를 해놓고 일본의 야욕과 열강의 득세에 언제까지 남 탓을 할 것인가? 제 발로 모든 방책을 해체하고서 침입자에 대해 막연히 증오심을 불태우는 것은 못난이들의 상투적 술수에 불과하다.

단상을 향해 격한 음성으로 덧붙였다. 학술대회의 제목대로 ‘가야사의 인식변화’를 임나사로 하자는 것입니까? 여러분들은 단순 지식직업인이 아니라 국제역사전쟁에서 한국을 방어하고 열강을 공격하는 최전선의 파수꾼입니다. 나의 절규는 목이 메어 겨우 입 밖으로 나올 뿐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다. 

이 땅의 어느 누군들 그 삶이 가벼우랴만 역사학도의 그것은 또 다른 무게와 역할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분노가 치미는 속에서도 나의 가슴 내면에는 간절한 되뇌임이 표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몸이 다하는 그날까지 님을 향한 발걸음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라는 간곡한 서원을 확인한다.
- 나무아미타불


가야토끼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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