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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20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17일
참 큰젖

                                                                 김종호

경천호 젖이 불어 앞섶을 열어주니
젖 빨러 달려드는 너른 들 수멍머리
아마도 장마 전까지는 실컷 먹고 살겠다

뭍으로 있던 땅을 물 막아 만든 용궁
약국도 학교도 이미 다 있었으니
용왕은 참 편하겠구나 젖과 꿀이 흘러서

젖 뗄쯤 드러나는 호바닥 마른 길은
사진첩 펼친 듯이 생생한 추억 불러
호로록 호루라기 소리 선생님도 서 있다




김종호 시인은 풍자와 해학의 언어로 몽환적 오브제를 회화화 시키고 있다. 제목부터가 그러하다. 경천호(慶泉湖)를 ‘참 큰젖’이라니 무릎을 탁 칠 일이 아닌가. 경천호는 동로면 적성리 황장산(1077m)에서 발원한 낙동강 지류인 금천(錦川)을 막아 1983년 6월 착공하여 1986년 12월에 준공된 총저수량2882만톤의 전형적인 농업용수 댐이다. 치수(治水)는 농경 문명의 시작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백제 비류왕 27년(330년)에 축조된 김제의 벽골제가 가장 오래되었다.

“경천호 젖이 불어 앞섶을 열어”주는 시인은 비판적이고 비꼬는 풍자가 아니라 넉넉한 웃음으로 감싸는 해학이 익살스럽다. 아무리 가뭄이 들더라도 문경 예천 두 시군의 9개 읍면 75개 동리를 풍요롭게 적실 “장마 전까지는 실컷 먹고 살” 경천호를 두고 “물 막아 만든 용궁”이라며 또 다른 ‘서정적 자아’를 허구적 대리인으로 설정하며 시적 화자(Persona)의 기능을 상상의 리얼리즘으로 인식시키고 있다. 수몰된 경천호에는 “약국도 학교도 이미 다 있”어 “용왕은 참 편하겠”다라는 수평리(水坪里)의 예언이 수백년 세월이 흘러 기어이 ‘물들’이 된 옛 선인들의 선견지명이 실로 놀랍다. 하여 시인은 과거의 실루엣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한해 농사가 끝나고 호수의 밑바닥이 조금씩 드러나면 수몰되기 전 30년 마을 풍경이 퇴적되어 “사진첩 펼친 듯이” 생생한 기억으로 선연하다.

그러나 사시사철 호수에 투영되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천주산(836m)을 품고 있는 경천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선정하였다. 또한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사계절 항상 둘레길을 걸을 수 있는 경천호는 문경8경의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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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시인 (1954~ ) 경북 문경 출생.
2003년 《좋은문학》 시 당선, 2013년 《나래시조》 등단
중앙일보시조백일장 입상(2013년), 천상병귀천문학상(2016) 외
한국문협문경지부10대회장, 문경예총부회장, 문경향토사연구소연구위원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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