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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정밭 / 천숙녀

<묵정밭>은 - 희망의 메시지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7월 11일
묵정밭 / 천숙녀

옹벽擁壁도 금이 갔고 집은 반쯤 기울어져
내부수리에 들어간 녹아 난 가슴이다
아픈 곳 제대로 짚어도 거푸집 차양 치고

어둠의 덫을 열어 몇 점 얼룩만 남겨지길
새 터에 집 짓는 일, 화전민 터 찾아 나선
뒤꿈치 발 시리다고 앙탈부리는 나를 본다

내려놓고 비운 삶 어둠을 걷고 나와
아픈 내부 지켜보다 빈 가지로 올랐지만
목숨은 어디에서나 용수철로 사는 거다

갈퀴 손 훈장으로 햇빛으로 쏟아진 날
묵정밭 일구어서 씨 뿌리고 모종하자
바람도 멈춘 시간 깨워 태엽을 감아준다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심사평>

<묵정밭>은 - 희망의 메시지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천숙녀 시인께 축하를 보냅니다. 이번 본심심사는 이광, 김선호, 손증호, 이승현, 황정희, 김민정 여섯 사람이 하게 되었으며 초천에서 들어온 9편의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묵정밭이었던 자신의 삶을 새로운 마음으로 가꾸자는 것입니다. 묵정밭이란 농사를 짓지 않고 버려두어 거칠어진 밭을 말합니다. 계속 농사를 지으면 영양가가 다 되어 농사가 잘 안 되므로, 일부러 돌아가며 한 두 해씩 묵혀두는 묵정밭도 있긴 합니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자신의 삶의 어느 부분도 한 동안 애정을 가지고 가꾸지 않아 묵정밭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시작詩作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일에 온통 신경을 쓰다가 보면 다른 쪽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들의 삶인지라 이 작품에 공감이 갑니다.

첫째 수에서는 이제 다시 삶을 돌아보고 내부수리를 하고자 한다. 그런데 살펴보니 옹벽도 금이 가고 거푸집 차양도 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자는 용감하게 ‘새 터에 집 짓는 일, 화전민 터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힘들어 ‘뒤꿈치 발 시리다고’ 몸은 앙탈을 합니다. 나이 들어 다시 삶의 묵정밭을 갈아엎으려 하는 일은 능력이 있다고 해도 쉽지만은 않고 힘에 부치는 일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내려놓고 비운 삶 어둠을 걷고 나와/ 아픈 내부 지켜보다 빈 가지로 올랐지만/ 목숨은 어디에서나 용수철로 사는 거다’며 스스로 위로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비우며 사는 삶에서 어둠을 걷고 나오다 보면 내부의 아픈 것들이 보이고 꽃도 잎도 없이 비록 빈 가지로 오르는 삶일지라도 목숨은 용수철처럼 강한 의지로 살아가야 하는 일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묵혀두었던 묵정밭, 힘들었던 날들 위에 ‘갈퀴손 훈장처럼 햇빛으로 쏟아진 날’ 새로운 희망으로 ‘묵정밭 일구어서 씨 뿌리고 모종하자’고 합니다. 그것이 어떤 멈추었던 일이든, 아니면 그동안 게을렀던 시작詩作이든 ‘바람도 멈춘 시간 깨워 태엽을 감아준다’며 다시 힘찬 동력이 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화자의 의지가 다시 한번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이 시조가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게 합니다.

앞으로 더욱 빛나는 시조작품 계속 창작하시기를 바라며 뜻 깊은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심사평: 김민정<한국문인협회 시조 분과 회장, 문학박사>

심사의원 김민정(金珉廷) 시인의 약력

시조시인. 문학박사(성균관대). 대학원 출강. 1985년《시조문학》지상백일장 장원 등단. (사)한국문협 시조 분과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중앙자문위원, 한국여성시조문학회 고문, 나래시조시인협회 고문. 시조집 『꽃, 그 순간』 『함께 가는 길』외 9권. 영문번역시조집 『해돋이』(303인 현대시조선집), 스페인어 시조 번역 집 『시조, 꽃 피다』(333인 현대시조선집). 논문집 『현대시조의 고향성』외, 수필집『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 평설 집『모든 순간은 꽃이다』외. 한국문협작가상 외 수상.

(묵정밭) 당선소감 / 천숙녀

내 시는 삶이다
오늘의 모습이 곧 시였다
한 장의 무늬목처럼 형형색색 펼쳐진
시련도 무늬를 더해준 한 줄의 색깔이다

(묵정밭) 으로 나래시조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며 수상소감을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먼저 드린 말씀이 “저의 부족한 작품으로 문학상을 받는다면 나래시조 56년사 걷는 길에 누가되면 안 됩니다” 였다
“아닙니다 추천으로 올라온 작품으로 선정 되었으니 수상소감을 보내주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해 주시어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던 하루였다

나의 문학세계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하루의 일상을 기록하며 단 하루도 펜을 놓지 않았던 모습일까
시인님들의 시집을 받으면 한편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정성으로 읽었던 마음인가
더 깊이 만나 공부하고 싶을 땐 시집한권을 필사하며 작가의 영혼깊이로 스며들어간 일인가
문예반 수업을 받을 때 작고하신 이우종 선생님께서 리어카 한 수레의 원고지를 채우지 않고서는 글을 쓴다는, 시인이라는 말도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
(여태껏 반 수레도 채우지 못하였기에) 문학에서는 늘 숙연한 모습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의 모습으로 쉼 없이 걸어왔다

한민족독도사관 연구소를 열고 <독도>의 지명을 문화예술로 승화시켜왔던 독도수호운동가로서
누군가는 깃발을 들고 걸어야 할 길이라며 밑불이 되었을 때, 독도詩 작품으로 가장 먼저 힘을 보태 주었던 나래시조였다
독도 시 800편을 지면에 게재하고 <독도! 건강한 인연으로> 200선 시선 집을 엮어 도서관으로 보급하는 일에도 지켜봐주는 나래시조는 중심축이며 나의 튼실한 울타리다

버려둔 땅, 돌보지 않아 잡풀과 돌멩이로 뒤덮인 땅 <묵정밭>을 일궈오는 나의 모습
변방에서만 서성이지 말라고 울안으로 들어오라고 빗장 문을 열어 손잡아 주신 나래시조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올린다 나래시조의 문학정신을 이어가는 문학상이기에 더욱 귀하게 받으며 나래시조의 동인으로 누가 되지 않는 걸음 조심조심 걷겠다고 약속드리며...
큰절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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