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58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 입력 : 2023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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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이사장 |
| 종(種)의 기원
김태옥
모전천 맑은 물속 피라미 한 마리 물가 잡풀 속으로 쏜살같이 들어간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간 피라미의 행로 언제 지나갔냐는 듯 흔적 없는 물 자취
헤엄쳐 지나온 시간동안 이룬 것 없어도 가정 찾아 내 새끼 낳아 길러 대(代)를 이으려고
풀 속으로 숨는 것이 아니라 찾아드는 것 존재의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기려고 짝지 찾아 집으로 가는 중.
갈라파고스 제도가 아닌 모전천에서 종(種)의 기원을 읽는다. 시인의 시적 사유와 상상력이 오성(悟性)과는 무관하게 일상적인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분석과 추론의 순간적 깨달음인 직관(intuition)이 이 시를 견인하고 있다. 화자는 찰스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의 ‘종(種)의 기원( On the Origin of Species)’과 진화론에서 환경에 살아남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oin) 보다는 번식을 통해 종족보존을 하는 행위를 진화의 핵심요소로 형상화하고 있다. 흔히 우리나라 하천에서 볼 수 있는 피라미는 속명(屬名)이 ‘자코(Zacco)'로 2급수(BOD 3mg/l 이하)의 대표어종이다. 초여름 투명한 햇살로 한가로운 모전천 피라미가 직관적 귀납 명제가 되고 있다.
거울을 보듯 “모전천 맑은 물속/ 피라미 한 마리”가 “물가 잡풀 속으로/ 쏜살같이 들어”가는 모습을 눈에 선하게 그린다. ‘쏜살같이’ 움직이는 것은 동체시력(Dynamic visual acuity) 때문이다. 동체시력은 물고기들의 배 주위에 생긴 ‘측선’으로 피라미는 이 감각을 이용하여 장애물이나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 활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약삭빠르게 처신하거나 보잘 것 없는 작고 약한 존재를 지칭할 때 ‘이런 피라미 같은 놈’이라는 관용구적 표현을 한다. 피라미들은 대체적으로 시력이 나쁜 편이지만 공기 혹은 물의 진동 같은 작은 움직임에도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수평시야와 상향시야를 합친 넓은 시야와 동체시력 때문이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간 ” 피라미의 “흔적 없는 물 자취”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경험하기 힘든 생소한 풍경이지만 “헤엄쳐 지나온 시간 동안”의 미혹을 분별하며 “이룬 것 없어도” 화자의 견성(見性)은 명징하다.
시인은 피라미의 혼인색 유혹이 짐짓 화려해지면 추성돌기로 무장한 수컷이 “풀속으로 숨는 것이 아니라 / 찾아드는”행위를 두고 사랑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짝지 찾”아나서는 일이라 한다. 그래 사랑하는 일이 어찌 사람만의 일이겠는가. 사랑이란 모든 생명체의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으로 번식을 동반한 성공적 변이와 진화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대물림으로 시인은 문학의 방정식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하여 모전천 피라미 한 마리가 사랑으로 ‘종(種의) 기원’을 쓰고 있다. ------ 김태옥 시인, 경북 문경 출생 2016년 『문학세계』 시 등단, 2019년 『세명일보』 신춘문예 시 ‘닮은 꼴’ 당선, (사)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 회원, 2022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졸업, 문경시여성회관 부동산 재태크 강사, 벤처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CEO 창의적 교수법) 교수 |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  입력 : 2023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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