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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57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5월 30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이사장

진남교반

                                            임 병 기


고려태조 길을 열어 신라터로 들으시고
영남대로 통하여서 새재길로 한양갈제
선비들 진남의 선경에서 옷깃여며 지났으리.

진남에서 구랑으로 주흘보며 문경으로
영강천이 휘휘돌며 명산속을 헤쳐가니
용트림 하늘 향하여 청산속에 가득구나.

철로를 가슴에 품고 신작로를 옆에 끼고
고속도로 다시 안고 문희의 꿈을 꾸며
고모성 산정에 서서 봉생정에 눈 맞추네.



대개 주제를 먼저 소개하고 특정한 지역과 연관된 사실의 전개를 흔히 볼 수 있는 서사시(敍事詩)는 경험의 영역에서 끌어온 역사적 지리적 개입이 관행적이다. 그러므로 서사의 역사는 단순히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인류문명의 발전과 실패, 동반주의자와의 갈등, 문화와 종교 등 다양한 역사의 배경이 되는 인류사회의 변화과정이나 추이를 살펴야한다. 토인비(A.J.Toynbee, 1889~1975)는 『역사의 연구(Study of histotry)』에서 문명은 탄생, 성장, 쇠퇴, 붕괴의 과정을 거친다는 역사순환설을 도전에 대한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역학관계라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진남교반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문명의 교차로(Cross road)였으며 명승지였다.

진남교반을 소재화한 시상전개에 화자가 직접 개입하는 양상이 주목되지만 ‘사람’과 ‘역사’가 매개되는 순간을 시인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제(時制)로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고려 태조 길을 열어 신라터로 들으시”는 때는 927년 서라벌을 기습한 후백제와의 공산성 전투길이었다. 명승 제31호로 우리나라 길 중에서 최초 문화재로 지정된 약 3㎞의 토끼비리길은 이때 생겨났으며 1972년 고려대 최영준 교수에 의해 처음 학계에 보고되었다. 화자는 다시 400여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1392년 조선 태종 때 개척된 영남대로의 과거급제길에서 선비들을 만난다. “진남에서 구랑으로 주흘보며” 새재길을 수도 없이 넘었던 조선 유생들의 용트림이“청운 속에 가득”한 곳이라 한다.

팔불출(八不出)은 일곱 가지 자랑을 하는 것이지만 시인은 산과 물, 길이 태극 모양을 이뤄 삼태극으로 불리는 경북팔경지일(慶北八景之一) 진남교반을 두고 고향의 역사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영남대로 소소리길이 “철로를 가슴에 품고 신작로를 옆에 끼”더니만 지금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길박물관이 되었다. 다시 시인은 “고모성 산정에 서서 봉생정에 눈맞추며” 문희경서(聞喜慶瑞)를 꿈꾼다. 봉생정(鳳笙亭)은 서애 류성룡(1542~1607)이 터를 잡고 그의 제자 우복 정경세(1563~1633)가 지었다. 봉생의 ‘생(笙)’은 원래 관악기인 ‘피리’를 의미하며 ‘봉생’은 봉황 모습을 닮은 ‘신선이 부는 피리’소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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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기 (1947~ ) 시인, 문경 출생, 1989년 『죽순』 천료, 1991년 『문학세계』 시 등단,
제1회 나래시조 신인상(1994), 시집 『귀향』, 『밤바다의 그리움』 등 7권, 임문 5대시집 『선세유고』 발간,
진각문학회장, 대구시조시협 부회장 역임, (사)국학연구회 이사, 재구 문경공고 동문회장, 문희건설 대표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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