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5-07-18 오후 07:45:1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33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2월 01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문경새재       
                               김정순
 
내가 문경을 잘 몰라도
봉암사 김용사 같은
유구한 절은 알고 있지요

내가 문경을 잘 몰라도
조령산과 주흘산 같은
아름다운 명산은 알고 있지요

내가 문경을 잘 몰라도
새재의 과거길 같은
절경의 유산은 알고 있지요

내가 문경을 잘 몰라도
찻사발과 도자기 같은
도공들의 작품은 알고 있지요


일반적인 시가(詩歌)는 끝부분에서 리프레인(refrain)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 시는 연(聯)의 첫머리 행(行)이 반어법(反語法)으로 시적 언어작업이 이채롭다. 반어법은 문장의 의미를 강화하는 ‘말하고자 하는 것’과 ‘의미하는 것’ 사이에 긴장 혹은 갈등이 늘 존재한다. 하여 외형률과 내재율에서 느껴지는 화자의 어조를 자신의 내면세계로 독백하는 듯 하지만 ‘잘’이라는 부사가 ‘충분히’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표면상으로는 모순된 표현이겠지만 음미할수록 실제 의미가 두드러지는 논리적 모순(logical contradiction)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시인은 “내가 문경을 잘 몰라도”라며 겸손하게 시치미를 떼면서도 세계 명상 선원이 있는 구산선문 천년 고찰 봉암사와 30년 수행정진을 마친 성철스님이 1965년 첫 법회를 열고 설법을 했던 김용사 정도는 알고 있다며 스스로 무진등(無盡燈)이 되어 우리에게 마음의 불을 밝힌다. 또한 지성(知性)의 길이며 과거(科擧)의 길이었던 조령산과 주흘산이 새재의 아름다운 옛길을 지키는 역사와 문학의 서사(narration)임을 상기시킨다. 시인의 능청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마치 팔불출처럼 문경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망댕이 가마로 빚은 “찻사발과 도자기 같은/ 도공들의 작품”들이 조선의 선비정신을 담은 고졸(古拙)함으로 달항아리로 뜨는 문경백자를 빠트리지 않고 있다.

이 시는 주제의 원형(archelype)이 문경이다. 그러나 회화적인 심성(Image)을 중시하며 시에서 일정하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소리의 규칙적인 운율이 잘 가미되어 있다. 시인은 문경을 사랑한다. 그 사랑은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의 고백으로 문경의 속살까지 발가벗기고 시를 읽는 모든 이들에게 카타르시스적 공감을 준다. 한편의 시를 쓴다는 것은 글의 완성으로 더 이상 쓸 것이 없거나 채울 것이 없는 종결상태가 아니라 빼거나 버릴 것이 없는 에필로그에 재치 있는 마침표를 찍는 일이 아니겠는가.

------
김정순 수필가(195*~ ) 대구 출생.
계간 「문장」 수필 당선 등단(2008),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회원, 글사랑문학회 회원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2월 01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재)문경시상권활성화재단에서 약돌돼지특화거리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점촌점빵길..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이정걸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문경시의회(의장 이정걸)는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제286회 .. 
문경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급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 
문경시는 7월 14일, 15일 이틀간 울릉도에서 2025 신성장 동력 TF팀 현장..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임의자 기재위원장, 첫 출발부터 ‘6‧5‧4 행복 전도사‘로 민생 실천..  
문경시, 2025년 사회적 배려 계층 활성화 사업 개강..  
문경시 다함께 돌봄센터 2호점, ‘목소리로 그리는 음악 이야기’ 종강..  
문경시, 도심 속 워터파크‘영강 어린이 물놀이장’운영..  
점촌2동 주민자치활성화 지원사업 배드민턴교실 개강식..  
산북면 체육회, 초복 맞이 건강 기원 수박 나눔 행사 펼쳐..  
산북면 새마을회, 금천변 환경정화활동 실시..  
민선 8기 3주년 기념 심포지엄 「문경은 ■■■ YES다!!!」 성료..  
문경새재관리사무소, 푸드부스 2호점 운영자 모집공고..  
문경시, 호우 대비 긴급 상황판단회의 개최..  
국도3호선 견탄사거리 ~ 신현과적검문소 구간 교통체계 개선..  
문경시 고교생 17명,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을 직접 느껴요!..  
점촌4동 체육회 초복맞아 경로당에 생닭, 음료 전달..  
점촌3동 ‘초복맞이 삼계탕 밀키트 나눔 행사’추진..  
점촌2동 새마을남녀지도자협의회, 사랑의 삼계탕 나눔 봉사 실시..  
정성과 노력으로 일궈낸 옥수수로 이웃사랑 실천해요!..  
농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경로당 시원한 여름나기 물품 전달..  
문경시 산북면 새마을회, 7월 월례회 개최..  
영순면, 주민자치위원회 개최 및 『다함께 친절한 문경 만들기』 결의 다짐!..  
문경 약돌돼지궁물두루치기 신메뉴 선보여!..  
문경시, 2025년 평생교육지도자 양성과정 개강..  
문경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벤치마킹을 통해 민관 협력체계 강화..  
문경시, ‘찾아가는 지적 민원 현장 방문 처리제’운영..  
2025년 점촌5동 문화강좌, 7월 14일 개강... 다채로운 문화 향유 기회 제공..  
마성면 새마을회, 관내 하천변 환경정화 활동 전개..  
제룡사회복지법인, 장애인 휠체어 슬로프 리프트 설치 후원..  
문경읍 건강한 여름나기 경로당, 수박 나눔..  
문경시의회 박춘남의원, 5분 자유 발언..  
문경시의회, 제286회 임시회 개회..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601
오늘 방문자 수 : 894
총 방문자 수 : 9,327,370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