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2-12-02 오후 04:37:0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24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9월 23일
                 대성암(大成庵)
                       
                                          민병찬


여승방 빈 뜨락에
사루비아 붉게 타고

선방(禪房)은 비었는지
고무신이 두어 켤레

샘물이 혼자서 종일
절 그림자 헹구더군

절앞에 어능나무
암수 두 그루 서 있다가

잘 익은 열매 하나를
길손에게 툭 던지며

운달산(雲達山) 가을 소식을
알고 왔냐 묻더군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김용사를 지나 약 500m 지근거리에 있는 대성암은 절집이라기보다는 오래된 한옥처럼 고즈넉한 풍경이 다정스럽다. 1740년 김용사 청하전(靑霞殿)으로 건립된 것을 영월대사가 1800년(정조24년) 이곳으로 옮겨 창건한 비구니 암자이다. 특이한 것은 금당(金堂)이다. 법당과 스님이 동시에 기거가 이루어지는 사찰을 인법당(人法堂) 또는 대방(大房) 사찰이라고 하는데 주변의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누마루까지 있어 문화재자료 574호로 지정되었다. 올해초 김용사 상오주지께서 대성암 보수 공사중 발견된 상량문을 가지고 와 함께 살펴보기도 하였다. 현재 대성암은 금당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대성암 가는 길은 300년도 더 된 전나무 숲을 지나면 여여교(如如橋)를 만난다. ‘불취어상 여여부동(不取於相 如如不動)’이라 본 것을 말하고 들은 것은 말하지 않을지니 모양(相)을 떠난 움직임 없는 이 마음은 생명의 마음이라 바로 보고 바로 들으면 스스로를 깨우치리라는 <금강반야바라밀경>의 게송이 더욱 향기롭게 다가온다.

시인은 오랜만에 대성암을 찾아 “사루비아 붉게 타”고 있는 여승방 빈 뜨락에 서 있다. 꽃이 붉은 것인가. 가을이 붉어진 것인가. 사루비아가 불꽃이 된다. 운달산 가을을 유혹하는 저 붉은 꽃 사루비아에 불심이 깃든 것일까. 색즉시공은 선홍색이다. 하여 붉은 꽃에 대한 명상이 빈 뜨락에 불타고 있다. 불타는 것은 모두 소멸하지만 부처를 향한 정열의 지혜가 가장 빛나는 순간에 선방은 왜 비워졌는지 고무신 두어 켤레만이 적요하다. 그 한가로움을 두고 “샘물이 혼자서 종일/ 절그림자 헹구”고 있다니 기가 막힌 절창이다. 시인은 선(禪) 조각의 어느 하나를 시어로 빌려온 것이 분명하다. 암자 앞 모과나무와 은행나무 열매가 저절로 익어 제풀에 뚝뚝 떨어지면 “운달산 가을소식을/ 알고 왔냐”며 길손에게 묻는 대성암의 가을이 부처를 대신하여 선문답하고 있다. 민병찬 시인의 시가 가을 경전이 되고 있다.


------
민병찬 시조시인 (1942~ ) 경북 문경 출생.
<시조문학> 천료 등단(1986), 시집 󰡔사모곡󰡕 시조집 󰡔가을비 그 뒤󰡕 외 3권
시조화집 󰡔남한강 서정󰡕, 나래시조문학상, 정석주문학상 외
㈜원창목재 경영, 양평사생화 회원(개인전 9회)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9월 23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은 2022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 
문경시보건소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주관하는 2022년 한의약건강증진..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인 중부선 문경~김천 철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가 드디어 통과됐다. .. 
문경시는 11월 25일 점촌전통시장 일대에서 여성 폭력 추방 주간을 기념하여 문경열린종합상담.. 
문경시는 25일 문경시청 제2회의실에서 방송인 김종국, 한기웅, 가수 주미(본명 최미정), MC 여.. 
기획
문경새재 김정순 내가 .. 
22년 11월 4일(금) 문경문화원에서 조선시대 대제학을 지내고 퇴계학.. 
10월 29일(토) 국제PEN충북지역위원회(회장: 이임선)는 문경 일원으로.. 
 도시마다 역사, 문화, 특색, 성향, 위치, 경험, 기억 등에 의해.. 
최신뉴스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문경시지회 따뜻한 겨울나기..  
제 262회 문경시의회 제2차 정례회, 진후진의원 5분자..  
제 262회 문경시의회 제2차 정례회, 남기호의원 5분자..  
문경시의회 , 제262회 제2차 정례회 개회  
캘리그라피가 문경을 물들이다  
문경소방서, 구급대원 분만교육 개최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드리는 12월의 선물 2022년 송..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주민참여 활성화 기대!  
점촌4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역사에 한걸음  
문경 쉼, 관광템플스테이+1 프로그램 진행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 찬 문경관광사진 공모전 82작품..  
문경시, 2023년 장애인 복지일자리 사업 참여자 모집  
2022년 경상북도청소년상담자원봉사자 대회 경상북도..  
2022년 문경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우수청소년‘경..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3..  
국제로타리 3630지구 15지역 사랑의 온정 이어져...  
경북도, 지역 청년 고용대책 수립 시동  
당포초, 『산불을 조심해』우리는 어린이 소방관!  
경북도의회, 경북적십자사에 특별회비 전달  
호계초, 직접 체험하는 안전누리체험으로 안전한 호계..  
호계초, 미세먼지와 추위와 맞서서 체력단련~!  
점촌초, 2022학년도 점촌초 과학영재학급  
문경유치원, 조물조물 우리 손맛 보러 오세요~  
가은초, 내가 살고 싶은 공간을 직접 꾸며 보았어요!  
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문경소방서, 2022년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개최  
황진용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동대문구 지회장, 문경시..  
문경시, ‘희망2023나눔캠페인’ 연말 이웃돕기 모금 ..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문경시지회 나누면 커지는 사..  
김난희 예천소방서장, 전국여성대회 용신봉사상 수상  
경북도, 공공배달앱 기반 지역농산물 유통플랫폼 구축..  
안동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 ..  
구미 선산보건소, 치매극복관리 잘했다  
경북도, 학교 밖 청소년들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경북도, 2022 대한민국 원자력 국민대전 개최  
인사말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4,386
오늘 방문자 수 : 3,316
총 방문자 수 : 5,977,781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당교로 233, 206호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4-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