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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왕들의 마음을 훔친 창덕궁을 거닐다
신간<창덕궁, 왕의 마음을 훔치다>(도서출판 북촌)에서 출간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19년 11월 04일
서울 도심인 종로 한가운데, 한옥과 숲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수많은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궁궐이 있다. 조선왕조 궁궐 중에서도 가장 먼저 세계유산이 된 창덕궁이다. 이 창덕궁을 조명하는 책<창덕궁, 왕의 마음을 훔치다>(도서출판 북촌)이 최근 출간됐다.
창덕궁관리소장을 지낸 저자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는 그동안 세세하게 살핀 창덕궁의 내밀한 아름다움과 멋을 글로 보여주고 있다. 창덕궁에 깃든 특별한 사연과 안타까운 일화는 물론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담겨 있다.
특히 저자의 창덕궁 발굴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창덕궁의 역사적인 한 장면 장면들이 구체적이고 묘사되어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할 것이다. 창덕궁 후원은 백악 줄기인 응봉 자락을 그대로 이용한 자연정원이다.
아시아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의 면적은 무려 30만 제곱미터다. 창덕궁 전체 면적의 2/3가 넘는다. 이곳에는 160여 종 수목이 자라며, 그 가운데 70수 이상은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이다. 세계 어느 나라 궁궐에서도 보기 힘든 경관이 멋진 명품 정원이다.
항간에는 창덕궁 후원을 ‘비원(秘苑)’이라 바꾼 주체가 일제강점기의 일본 사람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비원이라 이름 붙인 주체는 대한제국이다. 고종황제 때인 광무 7년(1903년) 창덕궁 궁원을 관리하는 기구로 ‘비원(秘院)’을 뒀는데, 이듬해 '비밀스러운 정원'이라는 의미의 비원(秘苑)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다만 비원이라는 이름이 창덕궁보다 더 유명해지게 된 데는 일제강점기 이래 일본인들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신 교수는 덧붙인다. 후원은 왕의 초대 없이는 신하들은 드나들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그랬던 창덕궁과 창경궁의 후원이 일제에 의해 총독부 관료들의 연회 장소에 바뀐 데 이어 일반인들의 놀이공간으로 전락하면서 서울 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온 상춘객들의 관광지로 더 유명해졌다.
이 후원이 조성되기 시작한 때는 창덕궁이 창건된 이듬해인 1406년이었다. 태종은 후원 조성과 함께 이곳에 뽕나무를 심어 양잠의 중요성을 일깨워줬고, 1410년에는 소나무도 심어 풍광을 아름답게 가꾸었다. 이후 세조와 연산군 시기를 거치면서 영역이 확장됐다.
그리고 인조 때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틀을 잡았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실상 정궁 역할을 했다.
저자는 창덕궁의 책임을 맡았던 특별한 인연으로, 이곳에 깃든 특별한 사연과 안타까운 일화, 그리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아껴두었던 보석함을 열어 보여주듯 소개한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저자가 창덕궁이 품은 역사적인 장면들을 창덕궁 발굴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흥미롭게 소개하는 대목이다.
일본식으로 변형되어 있던 부용정 지붕을 바로 잡고 전통 방식으로 복원했다. 직접 발굴한 부용지 권역의 우물을 〈동궐도〉에 기록된 모습과 비교·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창덕궁을 속속들이 살피고 관리하는 가운데 알아내고 복원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에 방향이 틀어진 금천교를 원래의 방향으로 속히 복원해야 함을 언급한 부분이나, 신하들이 정사를 논하던 빈청이 ‘동궐마루’ 카페로 쓰이는 데 대하여 관람객들이 오늘날 정승들이니 빈청으로 제격이라고 한 부분에서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밖에도 일제강점기에 끊어진 창덕궁과 종묘를 잇는 복원공사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한 부분과,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반출된 와룡매의 후계목이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으로 돌아온 사연과 마주할 때는 만감이 교차한다.
여기에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지 않은 곳으로 새 선원전과 순라길, 빙천 권역 등도 소개되는데, 저자가 제2의 옥류천 권역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소개한 빙천 권역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조선 왕실은 지형을 그대로 살려 창덕궁을 건축했다.
덕분에 중요 건물의 배열이 동서 방향으로 되어 있다. 지형이 낮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올라가면서 궁궐의 정전·편전·침전이 계단식으로 지어져 있다. 특히 자연을 그대로 끌어안아 인위적이거나 위압적이지 않고 엄숙한 공간이지만 되레 친근감을 주는 덕분에 조선 왕들이 가장 사랑하는 궁궐이 됐다.
특히 전각 어느 하나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또한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동궐도'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궐도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과 후원을 포함한 전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다.
고려대와 동아대박물관에서 각각 1점씩 소장하고 있다. 궁궐 건축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궁중 회화의 정수다. 또 건물은 물론 주변의 기물과 괴석 그리고 나무 한 그루까지도 정밀하게 그린 탓에 200년 전 창덕궁과 창경궁 모습을 완전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비원은 자연 구릉지 곳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유락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원림"이라면서 "이곳의 나무들은 오랫동안 어울려 지내며 숲이라는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어 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에서 시작해 인정전 등 주요 전각들을 거쳐 후원의 옥류천 일원과 새 선원전 등에 이르기까지 창덕궁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세계유산이다”고 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추천 글에서 "창덕궁 구석구석을 발로 뛰던 저자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일그러진 조선 궁궐의 아픔을 통감했다. 궁궐을 위시한 문화유산 활용의 범위와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지금, 이 책은 창덕궁을 예로 든 좋은 보고서이자 사례집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창덕궁, 왕의 마음을 훔치다>의 저자 신희권 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로 발을 들인 후 창덕궁관리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 <문화유산학 개론> <한양도성, 서울을 흐르다> <금석문으로 백제를 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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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간<창덕궁, 왕의 마음을 훔치다>(도서출판 북촌)에서 출간 | |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19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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