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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박정희 대통령과 청운각(靑雲閣)

전 문경시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 이만유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01일
청운각은 경북 문경시에 있는 고 박정희(1917~1979) 대통령의 교사 시절 하숙집이다. 대한민국 5∼9대 대통령을 지낸 박정희 대통령이 1937년 3월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1937.4∼1940.3월까지 3년간 문경서부심상소학교(현 문경초등학교)에서 훈도(訓導-일제 강점기 초등학교의 교원)로 초임 재직할 때, 인정 많고 남자 못지않은 호탕한 성격을 가진 김순아(金順牙) 아주머니 하숙집으로 1940. 4월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기거하셨다. 이 하숙집 건물은 1928년(소화 3년)에 건축되었으며 1978. 10 월 경상북도 보존 초가옥 제1호로 지정한 25평 규모의 초가집이다.

청년 박정희 훈도는 매일 새벽 6시가 되면 하숙집에서 가까운 문경읍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잣밭산에 올라 기상나팔인 듯 트럼펫을 불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일찍 일어나 공부하고 주민들은 부지런히 일하여 대대로 물려받은 가난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을 그때부터 가졌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새마을운동”이란 위대한 꿈이 이미 이때 젊은 박정희 가슴 속에서 싹트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청운각 외벽 담장 사이에 살구나무 고사목 둥치 하나가 투명 상자 안에 보존 전시되어 있다. 이 살구나무는 박정희 훈도가 하숙할 당시 탐스러운 살구가 주렁주렁 열렸고 이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고 사색하던 반려목(伴侶木)같이 애정을 가진 나무였는데 1979년 10월 26일 서거한 이틀 뒤 낙엽이 다진 늦가을 나목에서 때아닌 두 송이 살구꽃을 피우고 난 뒤 대통령을 따라 생을 마감하고 고사하였다. 사람들은 이 나무를 “충절의 나무”라고 하였다.

청운각에는 대문채 옆에 디딜방아가 놓여 있다. 1978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훈도 시절의 추억에 잠겨 이곳 저것을 둘러보시다가 디딜방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반가운 표정으로 “옛날 것하고 똑같구먼!” 하고는 한참 상념에 잠겼을 때 언뜻 눈시울을 붉혔다고 하는데 이는 어릴 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도 디딜방아가 있었고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 울컥하는 감정이 벅차올랐기 때문이었다.

디딜방아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 박정희는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어머님이 박정희를 임신했을 때 연세가 45세였다. 늦은 나이에 남세스럽기도 하고, 원치 않은 임신에다가 가난한 살림에 6남매를 두고 있는 처지에서 또 아이를 갖는 것이 부담되었다. 그런 데다가 같은 시기에 시집간 딸도 임신했다. 옛말에 한 대들보 밑에 두 생명이 태어나면 둘 중 어느 한쪽 아이가 잘못된다고 하는 속설이 있기도 해서 딸을 위해 유산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를 지우려고 남몰래 진한 간장을 한 사발을 마시기도, 섬돌과 언덕에서 굴러떨어지기, 밀기울 끓여 먹기, 버들강아지 뿌리를 달여 먹고 기절하기도 하고, 썩은 초가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검붉은 빛깔의 빗물인 지랑물을 마시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낙태가 되지 않아 최후의 방법으로 디딜방아 공이에 배를 대고 충격을 주었다가 허리를 다쳐 고생하였지만 끝내 아이를 지울 수가 없었다.

대통령이 디딜방아 앞에서 숙연해지고 눈물을 보인 것이 그런 고난의 시절을 보낸 어머니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늘이 점지해준 생명을 인간이 어찌하겠는가? 그것도 유명한 지관(地官)들은 물론이고 조선 왕업을 도운 무학대사가 대통령 생가가 있는 금오산(金烏山)을 보고 두 왕이 태어날 명당이라는 뜻의 “금오산 이왕설(二王說)”을 남겼는데 그 주인공으로 태어날 왕의 기운을 사람이 지울 수가 없었다. 천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1917년 같은 해 7일여 차로 어머니는 박정희를 출산하고 누나 역시 아이를 출산하였다. 박정희 출생 시 아이의 몸이 다른 아이에 비해 까맣고 눈만 반짝거렸다는데 사람들은 어머니께서 임신 때 낙태하려고 검은색 간장과 지랑물을 먹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조부의 묘터가 하늘이 정해준 제왕지지(帝王之地) 명당으로 금오탁시(金烏啄屍) 발복(發福), 즉 금오(金烏)는 금까마귀로 금오산(金烏山) 정기를 타고 태어났기 때문에 태양의 신 삼족오(三足烏)를 닮아 까맣다고 하였다.

박정희 훈도가 하숙집에서 즐겨 드신 음식은 칼국수, 수제비, 비름나물이고 술은 막걸리를 좋아했다. 특히 비름나물 무침을 좋아해 하숙집 여주인이 수시로 밥상에 올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 학교까지 20여 리 시골 산길을 걸어 다녔는데 하루는 몹시 배가 고파 집에 오니 어머니께서 바가지에 비름나물을 비벼서 막 드시려다가 아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는데 보리쌀이 대부분이고 조금의 쌀이 섞인 밥에 비름나물과 참기름을 넣고 비빈 맛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별미여서 청와대 생활 시 육영수 여사께서도 비름나물을 구해 비빔밥을 만들기도 했고 시장에서 비름나물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씨앗을 구해 작은 밭을 일구고 심었다. 대통령은 보리와 쌀 반반인 밥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빈 비름나물 비빔밥을 그 어떤 진수성찬이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맛있게 드셨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사회생활 첫발을 디딘 문경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교사 생활을 끝내고 문경을 떠난 이후 서거할 때까지 9회 정도 문경을 방문하셨다고 하며(청운각 관리소장 진술) 문경에 오실 때마다 당연한 듯 청운각을 들리셨다고 한다. 서거하기 전해인 1978년이 마지막 방문이 되었다. 박남우 청운회 회장 증언에 의하면 당시 김수학 경북지사가 조심스럽게 문경새재 길 포장을 건의하였는데 산업화를 서두르며 개발의 선두 주자인 대통령께서 예외로 우리의 문화와 역사가 스며있는 옛길을포장하지 말고 흙길 그대로 잘 보존하라 당부하였다. 1976년 국무회의에서도 새재의 옛 정취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며 포장 금지를 엄하게 지시했다고 하였다. 아마도 훈도 시절 제자들과 소풍을 오고 시간 날 때마다 자주 찾아본 문경새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추억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래서 문경새재는 지금까지 옛 모습을 잃지 않고 전국에서 연간 수백만 명이 찾아오는 명소, 문경의 랜드마크가 된 것이다.

사람이 생을 영위하면서 10년 앞을 예견할 수 있다면 다 부자 되고 성공할 것인데 대다수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훌륭한 지도자는 달랐다. 선견지명으로 50년, 100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판단에 대해 지금 우리 문경인들은 감사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우 김지미는 백 년에 한 번 나는 미인이고, 박정희는 천 년에 한 번 나는 위인이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그 외에도 박정희 훈도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다. 제자들과 진남교로 소풍 갔다가 위험을 무릅쓰고 익사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한 일과 하숙집으로 찾아오거나 학교에서 일본인 교장이나 훈도가 없는 수업 시간 중간중간 민족혼을 일깨워주는 말씀을 자주 하였다고 제자들은 생생하게 전한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흔적으로는 문경새재 입구에 “문경새재”라고 쓴 휘호비가 있고, 1978년 청운각에 와서 기념 식수한 전나무가 크게 자라 서 있다.

청운각 공원 중앙에는 통일을 기원하는 북과 장구 형상의 “고부이가(鼓缶而歌)”라는 조형물이 있다. 鼓缶而歌는 북 치고 장구 치고 노래하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대동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주역에서는 험난함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혁신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렇듯 “하면 된다.”라는 의지를 다지고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없다.” “인류가 이룩한 성과 가운데 가장 놀라운 기적은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지도력으로 탄생한 대한민국이다.”라고 말한 외국의 석학이나 정치 원로들의 말을 반추해 보며

우리는 5천 년 가난을 물리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고 일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몸 바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 선진국 대한민국으로서 연년세세(年年歲歲)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이 난세에 다 함께 힘을 모아야겠다.

청운각은 잠시 머물다 가는 단순한 하숙집이 아니다. 청운(靑雲), 글자 그대로 높은 이상(理想)과 원대한 포부와 꿈을 지닌 곳이며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산 교육장이며 우리의 혼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곳이다.


* 청운각에는 해마다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일과 11월 14일 탄생일에 맞춰 제자들의 모임인 청운회가 주관하는 추도 및 숭모제를 올리고 있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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