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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 고령가야 이야기5

봉천사 지정 스님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0년 12월 06일
함창의 앞산인 오봉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국가 차원에서 역사적 비중과 지리적 요건 그리고 인류사의 이동과 그 시원을 되새기게 한다. 파헤쳐진 수많은 고분과 멀리 펼쳐지는 산과 들, 그리고 내륙 깊숙이까지 들어온 강줄기 등 오봉산은 나그네의 뇌리를 부여잡고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오봉산 북향으로 보이는 다양한 풍경과 서사적 소회를 진술하였다. 

오늘은 남쪽으로 펼쳐지는 수리시설과 산야 그리고 새로 발굴한 성혈석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봉산 정상을 분기점으로 북쪽은 함창읍 신흥리에 속하고 남쪽은 공검면 역곡리에 해당한다. 산 능성에 산재한 고분들을 답사하고 산을 가로질러 개설된 임도를 따라 넘어가면 바로 역곡리가 나온다. 이번에는 남창희 전 함창읍장의 제보로 새로 알게 된 역곡리 성혈석을 허흥식 교수 일행을 대동하여 갔다.


답사인원은 허흥식교수, 이재홍 금융인, 권창희 함창지킴이, 김용길 전 점촌중교장, 김상근 함창사랑회장 등 여섯 명이다. 오전 11시에 함창읍사무소 마당에서 모두 만나 신동희 읍장의 배웅을 받으면서 공검면 역곡리로 향하였다. 자동차로 10여 분만에 도착한 역곡리 성혈석 주위는 지난번 답사 때 청소한 후로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그 흔적이 역력하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황규일 선생께서 조상 산소를 지키느라 산속에 움막을 짓고 산다면서 손수 차를 내주며 주위를 안내해 주었다.


오봉산 북쪽에 있는 신흥리 성혈석은 넓은 정방형 암반위에 260여개의 다양한 구멍들이 패여 있다. 반면 산의 남쪽 역곡리 성혈석은 비스듬한 언덕받이 바위에 역시 230여개의 불규칙한 구멍이 밤하늘의 은하수가 뿌려지듯 산재해있다. 성혈바위에 서서 왼쪽방향으로는 봉수대와 옛 산성이 저 멀리 올려다 보이고 남쪽으로는 공검면 소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제약산, 국사봉, 갑장산이 보이고 특별한 것은 전설로 내려오는 공검지 저수지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것이다.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저수지로써 김제의 벽골제,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지와 함께 우리고장의 대표적 자랑거리다. 

그 유명한 공겁지가 근세 들어 농경지 확보차원에서 대부분 메워져 논으로 변신하여 이제는 수 백여 평의 아담한 연못으로 변하였다. 공갈못 노래가 누대로 전해 올 만큼 공검지는 우리민족의 농경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고령가야는 낙동강과 함창들, 공검지 등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셈이다.

오봉산의 북쪽과 마찬가지로 남쪽으로도 산과 평야가 넓게 펼쳐지며 북쪽의 강줄기를 끌어들여 저수지를 축조하여 오랜 세월 농사를 지으며 삶을 일궈온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듯 제행은 무상이라고 했던가? 수많은 영웅호걸과 선남선녀가 이 땅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삶을 살다가 죽어갔다. 부귀영화도 절세가인도 세월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여 빈손으로 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중 권력을 가진 자들은 죽어서 하느님이 계신다는 천국 가까이 가고자 오봉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묻혀있다. 그들마저 이제는 백골이 진토되어 도굴꾼들의 표적이 되거나 산짐승의 굴로 변하였으니 그 세월이 아득히 2천년이 되었다. 허흥식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가야인의 본류는 북방 기마유목민인 투르크족으로 중국의 고대 한나라에 패한 후 대거 동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단군조선의 남하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라문무왕의 비석에는 그들의 먼 조상은 아득히 북방인으로서 김일제의 후손이라고 적혀있다. 원래 원주민이 살던 이곳에 그들이 도래하여 지배층을 형성했으며 이들은 차차 낙동강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함창의 고령가야가 가야연맹체 중에서 낙동강 상류에 위치해 있으며 강을 따라 김해의 금관가야까지 이어져있다. 이들은 서로 간 혼인동맹을 맺어 더욱 단단하게 결속했던 것이다.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함창의 고령가야는 김해의 금관가야보다 먼저 성립했을 가능성이 높다. 

삼국유사에 나타난 6가야는 김해의 금관가야를 맏형으로 기술하며 나머지 함창, 성주, 고령, 창녕, 함안, 그리고 고성을 같은 형제인 연맹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까지 함창의 고령가야를 제외한 가야연맹체 지자체는 고대문화발굴과 복원작업이 국가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전라도 장수지역이나 진안지역까지도 가야연맹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복원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먼저 성립했을 수 있는 함창의 고령가야에 대한 관심이나 문화사업은 전무한 상태다. 분명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고령가야의 기록이 장황하며 함창읍 탑동에는 왕과 왕비릉이 현존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함창고령가야 현창작업이 부진한 것은 한국근대사의 태두라고 불리는 이병도 교수의 삼국사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으로 사료된다. 이 부분은 학계에서 기초하여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함창의 고령가야 유적과 상주 낙단지역의 사벌문화 고분군은 우리지역 고대문화의 보고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농업혁명을 거쳐 공장을 지어 수출을 주도하던 산업화시대도 저물고 있다. 지금은 정보와 문화, 생명산업이 대세를 이루는 사상초유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지역 고령가야와 사벌문화의 유물유적은 최소한 1800년 이상의 세월을 축적하여 이루어진 소중한 자산이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귀한 아들, 손자 키우듯 이 시대의 첨단과학과 에너지를 총합하여 국가적 사업으로 발굴하고 전승해야한다. 문경과 상주가 역사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멀고 추상적인 것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가깝고 오래된 이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0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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