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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고령가야이야기7- 웅주거목(雄州巨牧)

지정스님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1월 10일
예로부터 상주, 함창을 일러 고을이 크고 물산이 풍부하다는 의미의 웅주거목이라는 상징어로 불러왔었다. 필자는 함창의 고령가야 문헌을 공부하면서 「한국고대사연구」에서 웅주거목(雄州巨牧)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였다.


이병도(1896~1989)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웅주거목의 고장으로 경남진주가 함령의 고령가야 터전이 아니겠느냐는 지극히 애매한 논조로 진주의 고령가야설을 언급했다. 한편으로 상주에 대한 옛 기록을 찾아보면 웅주거목이라는 문구가 수시로 등장하면서 상주고을을 상징하는 용어로 많이 쓰여 왔음을 볼 수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비롯하여 동국여지승람에도 상주를 일러 물산이 풍부하고 고을이 크며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서의 웅주거목을 거론하였다.

김종직 선생의 문경, 상주 여행기를 보더라도 북으로는 새재를 넘어 한강에 닿으며 동으로는 안동 예천과 맞닿으며 서로는 청주, 보은과 연결되고 남으로는 대구, 선산 등 영남하도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요충지임을 강조한다. 그 뿐 아니라 수운이 발달하여 남쪽으로는 낙동강을 통해 남해에 닿으며 북으로는 새재를 넘어 한강을 통해 한양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병도교수가 고령가야를 경남진주로 비정하고자 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첫째가 함창이 김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고 둘재는‘거열’이라는 진주 옛 지명의 발음이 고령과 비슷하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진주가 상대적으로 김해와 가까우며 웅주거목으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병도교수가 삼국유사를 비롯한 고대사를 개괄적으로 보여주었지만 고령가야부분에 있어서만은 놓친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5가야나 6가야의 내용을 가지고 고령가야를 설명하다보니 내용이 빈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고령가야 부분의 기록은 삼국유사보다는 삼국사기가 훨씬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함령군(현 함창)의 속현으로 적시한 가은, 문경, 호계 부분을 이병도교수가 일체언급하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삼국사기의 내용을 빠뜨렸다고 밖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첫째, 둘째 이유가 불합리하다는 반론을 앞장에서 몇 번 거론한 바 있다.

세 번째 이유인 지리적 요건으로써 웅주거목을 거론한 만큼 웅주(雄州)와 거목(巨牧)으로써 상주, 함창의 위상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문경을 포함한 상주, 함창은 지리적으로 붙어있으며 역사적으로 같은 문화권임은 익히 알려진 바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남에서 경주 다음가는 대처(大處)로서 그 지위나 명성을 유지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선 낙동강과 소백산맥의 여러 명산들을 병풍삼아 함창평야와 상주평야가 넓게 포진하고 있다. 고려이후 영남을 관할하는 상주목이 설치되었으며 경상도명을 나타내는 상 자(字)가 경주의 경 자(字)와 함께 등재되어 있다.

실제 벼 수확량을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상주는7.5만 톤으로 경주의 7.1만 톤보다 많고 진주의 3.5만 톤 보다는 2배 이상으로 단연 으뜸이다. 조선시대 홍귀달 선생이 함창 지역을 소개하는 대목에‘공검저수지’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공검지는 지금은 공검면 소재지에 위치하지만 옛 행정구역으로는 함창군에 속했던 것이다. 아득한 옛날 공검 저수지를 건설하면서 둑이 터져 여러 번 실패 한 끝에 인신공양을 올려서 완성을 하였다는 기록이 나타난다.


고대에는 대형 공사를 실시할 때 인신공양을 올리는 풍습이 있었다. 우리나라 인신공양 기록으로는 경주 에밀레종 조성과 심청전의 인당수 그리고 공검지 축조에 은근히 나오는 내용이다. 공검지는 삼한시대에 축조한 영남제일규모의 저수지로써 그만큼 함창을 비롯한 고령가야지역의 경지가 넓고 수로가 발달하였다는 방증이다.

낙동강의 풍부한 물을 끌어들여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한편으로 수운을 이용하여 남해바다의 해산물과 소금을 어렵지 않게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도 한 몫 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남의 물산을 낙동강을 이용하여 조령, 한강을 거쳐 서울까지 운행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도 간과할 수 없다.

이렇듯 함창을 비롯한 우리 고장은 남으로는 부산, 북으로는 서울, 동으로는 안동, 서로는 청주와 연결되는 교통의 중심지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제반조건을 고려하면 이병도교수가 주장하는 웅주거목이란 바로 상주, 함창을 두고 한 말임에 틀림없다.

문경을 포함한 상주, 함창은 영남의 웅주거목으로써 양보할 수 없는 입지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셈이다. 함창이 고령가야의 본래터전임을 명확히 밝히고 유실된 역사문화를 정립할 인연이 도래했음을 만천하에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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