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7-31 오후 06:10:0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68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8월 21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이사장

조령샘

                                   조성순


괴나리 봇짐에도
숨이 턱에 차는 된비알
미처 오르지 못한 안개 속
조령샘이 숨어 있다

수줍은 버드나무에 기대앉아
졸졸졸 뛰는 가슴이 흐르면

샘물 한 모금에
나는 나무가 되고
너는 숲이 된다

동자꽃 이정표로 핀
문경 조령산에서
우리는 흐르는 샘물이 된다



조령샘은 백두대간 이화령에서 출발하여 1시간쯤 산행하다보면 조령산 정상 못 미친 800m 고지쯤에 있다. 산경표에 따르면 백두대간은 백두산 병사봉(兵使峰)에서 시작하여 계곡이나 강을 지나지 않고 산줄기만으로 지리산 천왕봉까지를 이른다. 문경은 산림청이 지정한 한국 100대 명산 중 주흘산, 조령산, 대야산, 황장산이 백두대간의 백미로 약 110㎞에 걸쳐 있다. 일찍이 이유봉(1672-1744)은 ‘유산(遊山)은 독서와 같다’ 하였다. 바위를 오르고 땀 흘리며 소나무 밑에서 세상 경치를 감상하며 황홀한 노을을 바라보는 것이 시각적 탐구의 독서가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내려놓으려 산행 길에 나서지만 결국 자신의 삶을 먼저 채워야하는 자아실현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그래서일까. 배낭 하나만 짊어지고 시크릿(secret)하게 조령산에 오르는 시인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괴나리봇짐에도/ 숨이 턱턱 차는 된비알”이라며 옛 과거길 선비들을 떠올린다. 영남대로와는 달리 1017m의 조령산은 카리스마가 있는 능선이다. ‘비알’은 비탈의 방언으로 “된비알”은 아주 험하고 거친 비탈로 구름과 안개 속에 “조령샘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처 정상에 오르지 못한 운무들이 잠시 쉬고 있다. 시간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조령산 운무는 모습을 달리한다. 우리네 삶 또한 그러하지 아니한가. “샘물 한 모금”이 도회를 떠나온 화자에게 “나는 나무가 되고/ 너는 숲이 된다”며 자연의 철학이 통찰의 언어가 되고 있다. 모든 생명은 자연 앞에 동등한 존재이지만 각자 자기 삶을 수도자처럼 열심히 살아간다면 꿈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룬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세상을 향한 긍정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하고 있다.

논어 옹야(翁也)편에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이라 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지혜의 출발이라면 남을 긍휼히 여길 줄 아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仁)의 시작이다. 물은 투명하고 깨끗하며 산은 진중하고 넉넉하다.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냐 묻길래 웃고 대답 아니해도 마음 절로 한가롭네’라는 이백(701-762)의 산중문답을 닮았을까. 시인은 “동자꽃 이정표로 핀” 조령샘터에서 다시 샘물로 흐르기를 소망한다. 여름에 피는 동자꽃은 주황색 기다림이다. 시인의 성정 또한 맑은 탕처럼 담백하다. 이 시는 아름답고 수려한 미문(美文)이 아니다. 순박함이 다정하여 마치 더운 여름날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하고 개운하다.

------
조성순 수필가, 시인, 충북 옥천 출생, 2006년 『에세이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원, 대전문협 사무국장,
대전문협 올해의작가상(2019), 대전예술인총연합회 예술문화상(2022), 한국문학인상(2023),
수필집 『아버지의 뒷모습』, 『내일은 사하라에서』 시집 『바람의 도시』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8월 21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임이자 국회의원(국민의힘, 상주·문경)과 나경원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울 동작구을.. 
김학홍 문경시장은 28일 문경시가족센터에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주관한 경북WE리더.. 
문경시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시민과 문경을 찾는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안전.. 
문경시는 지난 24일 시청 제2회의실에서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영남에너지서비스㈜ 관.. 
문경시(시장 김학홍)는 지난 7월 2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협약을 체결하고, 2..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점촌2동 주민자치활성화 지원사업 배드민턴교실 개강식..  
호계면 새마을회, 이웃 나눔 고구마밭 여름 관리 구슬땀..  
문경시, ‘2026년 경상북도 무궁화 우수분화 품평회 금상’ 수상..  
문경시 희망의 메신저 ‘출사동이·출사둥이’공식 임명!..  
「2026 문경찻사발축제 평가보고회」개최..  
문경시산림조합, (재)문경시장학회에 장학금 1,000만 원 기탁..  
문경시, 민선9기 슬로건 선포식 및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 개최..  
깨끗한 점촌2동 만들기, 다함께 참여해요!..  
마성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취약계층 시원한 여름나기’사업 전개..  
산양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여름김치 나눔 사업 실시..  
한 입의 행복, 건강한 식습관은 덤!..  
문경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여름문화활동 운영..  
문경시새마을회, 새마을환경살리기 활동 전개..  
임이자 의원, “현장의 자율성과 유연성 보장하는 ‘노동 정책의 대전환’ 필요”..  
“문경교육지원청, 행정실장 대상 청렴교육 및 주요업무 전달회의 개최”..  
문경시의회, 기관 방문으로 현장 소통 강화..  
문경시, 세대가 함께한 약돌돼지·오미자 활용 요리교실..  
경북산업(주)·(주)다모아조경·(의)동춘의료재단 문경제일병원 (재)문경시장학회에 장학금 ..  
향토청년회, 폭염 속 어린이 물놀이장에 ‘시원한 생수’기부..  
문경시-문경시재가장기요양기관,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 간담회 개최..  
캐논코리아·(주)경일과 함께한 무료 장수사진 촬영, 점촌5동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순간 담..  
문경시 호계면 자연보호협의회 가시박 제거에 구슬땀 흘려..  
바르게살기운동산양면위원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산양면 만들기 실천..  
문경시장, 여성리더와 함께 “더 나은 문경, 힘찬 문경” 비전 공유..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청소년 자원봉사 아카데미 사업’실시..  
점촌중앙라이온스클럽·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취약가구 주거환경개선 완료..  
문경시의회, 제293회 임시회 회기 중 주요 사업장 현장답사..  
사)운강이강년의병대장기념사업회 제16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 참석..  
폭염과 장마의 여름, 안전수칙으로 지키는 일상의 평화..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7,582
오늘 방문자 수 : 7,657
총 방문자 수 : 11,136,807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