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17 오후 01:20:3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67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8월 16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이사장

박달나무

                                               박찬선


이 나라 고운 산새들 중에서도
목소리 제일 고운 산새들만 모여 사는
문경 새재

새소리에 반해 떠날 줄 모르는 나는
아무래도 단단히 신명이 든게 아닌가

모두들 떠났다가
훌훌 털고 도회로 떠났다가
철 늦게 돌아오는 검은 방울소리
무거운 어깨 위로 눈물 젖은 별빛이 내려
서러운 임진년의 별빛이 내려
피 흘린 요람의 땅이여

오늘은 낮은 허리 아래로 구름이 일어
한 겨울 함박눈은 한으로 퍼붓고
잠 못 이루는 긴 밤에
골짜기의 물을 깨워
신명나게 방망이질을 한다
살풀이하듯 방망이질을 한다.


박달나무는 신령스러운 나무다. 단군신화의 신단수(神檀樹)로 수목신앙의 원형이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생명의 나무이기도 하다. 박달나무는 문경의 특산품으로 목질이 단단하고 치밀하며 다듬이 방망이, 홍두깨, 절구공이 등으로 사용되며 한국의 아이언 우드(iron Wood)의 대명사로 불린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아리랑 가사에도 등장한다. 문경새재 아리랑은 정선과 진도 밀양 아리랑보다 먼저 1896년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에 의해 외국에 소개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리랑으로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의 서정은 물리적 시간을 초월한다. 시인은 문경새재가 “이 나라 고운 산새” 중에서도 “목소리 제일 고운 산새”들만이 모여 사는 곳이라 한다. 이 시에서 ‘소리’는 공학적으로 단순한 공기의 파동이 아니라 시상의 형상화가 은유보다 내밀스럽게 상징의 환유를 구축하면서 산새소리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하는 매질이 된다. 그 산새 소리에 반해 떠나지 못하는 시인은 박달나무로 서서 “아무래도 단단히 신명이 든 게 아닌가”라며 반문하지만 화자는 “모두들 떠났다가/ 훌훌 털고 도회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산업화시대의 이농(離農)과 귀촌의 역도시화(counter urbanization) 이동현상을 무성영화처럼 말없이 바라보다 끝내 “눈물 젖은 별빛”이 된다. 그 순정한 별들이 “서러운 임진년의 별빛”을 소환한다. 전장터라고 별이 빛나지 않았을까. 별은 유기적 순환체이다. 이윽고 시인의 고운 서정 세계는 서사를 잉태한다.

시인의 서정이 “구름이 일어” 의태어를 모은다. 함박눈이 펑펑 오는 정도가 아니라 “한으로 퍼붓는” 폭설이 되어 산골짜기 계곡의 물을 깨우면 새재는 오래 전 실종되었던 박달나무의 귀환으로 다듬이 방망이질을 한다. 깊어가는 겨울밤 호롱불 외풍에 흔들릴 때 잠결에 들려오던 우리 어머니와 여인네들의 애환 서린 다듬이질 소리는 낭만이 아니라 한풀이였음을 시인은 상상력이 아닌 삶의 체험에서 건져 올린 통찰력으로 명징하게 전한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존재와 시간의 명제에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했다. 시인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상주와 동학, 낙동강을 숙명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박달나무 또한 새재의 요람으로 한겨울밤 우리의 오감을 깨운다.

------
박찬선(1940~ ) 시인, 경북 상주 출생, 1976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돌담쌓기』 『상주』 외 5권
평론집 『환상의 현실적 탐구』 시극 『때가 되면 다 된다』 설화집 『상주 이야기』1.2,
흙의 문학상, 경상북도 문화상(문학), 대한민국향토문학상, 이은상문학상, 펜경북문학상, 한국문학상,
한국문인협회 경북지회장, 국제펜클럽 경북지역위원회장,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역임
현. 한국시인협회 회원, 대한철학회 고문, 낙동강문학관 관장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8월 16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지역일자리 공시제 2026년도 일자리대책 연차별 세부계획을 확정․공표했다.. 
문경시는 지역 내 소중한 산림자원의 체계적인 보전과 안전관리를 위해 「보호수 및 ..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15일, 문경시 제1선거구 광역의원 후보로 박영서 현 도의원을..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5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문경시 제2선거.. 
지역소멸위기의 소도시 문경 경북 대부분의 중소 도시와 군 단위 지역은 인구 감..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김학홍 문경시장 예비후보, 국민의 힘 경선 결정 환영… 문경의 새로운 도약, 압도적인 경..  
신현국문경시장예비후보 ˝무소속 출마˝로 정면돌파 선언..  
한국철도 경북본부, 철도건널목 안전이용 캠페인 시행..  
엄원식 문경시장 예비후보, ˝화려한 이력보다 문경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봐주십시오˝..  
문경시보건소-스마일내과의원 협업형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본격 운영..  
문경시, 2026년도 일자리 대책 연차별 세부계획 공시..  
문경시, 보호수 및 노거수 생육환경 개선사업 추진..  
문경자연생태박물관, 실내 수직정원 조성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  
문경시, 전국 최초로 2자녀 가구 재산세 제로 시대 연다..  
산북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의 및 위촉장 전달..  
국민의힘 박영서 도의원, 문경 제1선거구 단수 공천... ‘4선 고지’ 눈앞..  
국민의힘 경북도당, 문경 제2선거구 김창기 도의원 ‘단수 추천’ 확정..  
신현국 문경시장 예비후보, 악성 비방 멈춰달라..  
점촌농협하나로마트, 행복사랑나눔터에 갑티슈 100만 원 상당 기부..  
영순면새마을회, 농약빈병 수거활동..  
2026년 제22회 문경오미자축제 추진위원회 회의..  
문경시, 수어통역센터에 신차 `스타리아` 지원..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재향군인회와 함께 가사지원 실시..  
대한노인회 문경시지회 노인자원봉사활성화지원사업 자원봉사자 필수교육 실시..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문경지대, 취약계층에 밑반찬 나눔 및 교통안전 캠페인 실시..  
40억원대 보이스피싱 환전책 등 일당 10명 검거..  
제19회 경북협회장기 그라운드골프대회 개최..  
약돌장터국밥 이찬 대표,‘사랑의 국밥 나누기’봉사..  
문경관광공사, 봄맞이 친환경 캠페인 「함께 만드는 깨끗한 문경!」실시..  
점촌도서관, 도서관 주간 어린이 행사 성료..  
“벚꽃 아래 피어난 우정과 안전!”..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재능나눔 봉사 프로그램 사업 실시..  
찾아가는 2026 문경찻사발축제 홍보 행사 성료..  
문경시청소년문화의집 가족체험 진로탐색 운영..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6,914
오늘 방문자 수 : 5,584
총 방문자 수 : 10,447,483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