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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45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3월 06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문경, 문학관을 낳다

                                              조남명

백두대간 남쪽사면에 걸친 여럿 명산과
가람을 품어 안은 명승지 문경(聞慶)
길 위의 역사 고개의 문화를 간직한 관문 여러 개
새재 넘는 선비 발자국 소리
그칠 새 없었던 옛길의 요충지
 
여기, 대가람 김용사 입구
문경팔경 운달계곡 명지에   
이천십팔 무술년 십이월 초하룻날
문경은 문학관(文學館)을 낳았다
잘 끓인 미역국을 산모에게 올린다

문화예술 화려히 커나가고
문학창작의 산실(産室)이 되어
세상에 필요한 적어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글이 아닌
언어를 잘 다루는 장인(匠人)
끊임없이 이어져 나오는
문기집문(文氣集門)의 요람 가히 되고도 남을 거다
 
문경에 문학관을 낳다



2018년 12월 1일 문경문학관의 개관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새긴 헌시(獻詩)이다. 문경이 문학관을 낳았다는 ‘낳다’는 어떤 일을 이루거나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는 생명의 의태어이다. 문경이 백두대간 중심이 된 것은 지리적 공간적으로 중요한 함수이기 때문이다. 영조 때 실학자로 조선의 지리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신경준(1712~1781)의 『산경표(山徑表)』에는 ‘백두대간은 산줄기마다 지역을 구분짓는 경계선이 되었으며 지세와 지리를 밝히는 근본이 되었다. 또한 언어와 습관 풍속을 달리하는 다양한 생활문화를 탄생시켰다’라고 적고 있다. 백두대간 중 약 110㎞에 걸쳐있는 문경은 무엇보다도 “길 위의 역사 고개의 문화를 간직”한 옛 과거길의 대명사로“새재 넘는 선비 발자국 소리/ 그칠 새 없”는 명승지라고 찬하(攢賀)한다.

시인은 다시 지관(地官)이 되어 문경을 구석구석 살피다가 대미산에서 남쪽으로 한 가지를 뻗어 서어나무와 전나무 숲으로 울울창창 솟아있는 운달산이 생기(生氣)를 결집하는 길지라 한다. “여기, 대가람 김용사 입구”이며 “문경팔경 운달계곡 명지”에 자리한 문학관을 문경이 낳았다며 “잘 끓인 미역국을”올리는 시어를 여민다. 한때 조계종 8교구 본사였던 김용사는 신라 진평왕10년(588)에 창건된 고찰이다. 문경문학관은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라키비움(Larchiveum) 기능을 갖춘 지역문학관으로, 1950년대부터 서울에서 하루 두 번씩 왕래하는 경기여객 버스정류장 자리에 지어져 문경출신 문인 열세 분(작고문인 네 분 포함)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문학관은 약 130여 개이며 그중 사립문학관이 40여 곳이다. 시인은 문경문학관이 “문화예술 화려히 커나가고/ 문학창작의 산실”이 되기를 염원한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필요한 적어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글이 아닌/ 언어를 잘 다루는 장인”들의 “문기집문(文氣集門)의 요람”이 될 것을 당부한다. 문학의 우주는 언어이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문경문학관은 백두대간 인문학의 메카로 날개를 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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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명 (1953~ ) 시인, 충남 부여 출생
한남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2009년 <한울문학> 등단,
녹조근정훈장, 대전문학상, 한울문학상 외 다수
시집 『사랑하며 살기도 짧다』 외 6권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3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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