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17 오후 01:20:3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38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1월 06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入大乘寺
-대승사를 방문하다
 
 
                 퇴경(退耕) 권상로(權相老)


衝寒遠訪舊精廬 충한원방구정려
추위 속 먼 길을 와 옛 사찰 둘러보며

屈指居然十載餘 굴지거연십재여

손꼽아 헤어보니 십여 년 흘렀네

松檜年齡皆大年 송회년령개대년
소나무와 전나무는 오래되어 더욱 컸고

溪山面目轉生疎 계산면목전생소
계곡과 산에 모습이 생소하네

兒童不識何從問 아동불식하종문
아이들은 낯설어 어디서 오셨나 묻고

朋友翻驚驀見初 붕우번경맥견초
친구들은 처음 보는 듯 반가워 놀라네

觸境無非多曠感 촉경무비다광감
닿는 곳마다 격세의 감회 일어

令人急欲賦歸歟 영인급욕부귀여
이 몸은 급히 귀여를 읊고 싶네

퇴경(退耕)이 대승사에 처음 머문 것은 1903년 윤필암 대승사 강사로 임명되었을 때이며 이후 1905년 명진보통학교를 중퇴하고 김용사에서 중등교육기관인 경흥강원을 창립하였다. 이 시는 1911년 대승사 주지로 취임하면서 쓴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왜냐하면 “추위 속 먼 길을 와 옛 사찰을 둘러보며/ 손꼽아 헤어보니 십여 년이 흘렀네”라고 회고하기 때문이다. 사불산(四佛山) 대승사는 문경에서는 유일하게 창건설화가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찰로 근대불교 정화의 씨앗이 움튼 곳이기도 하다. 주지(住持)는 절의 재정이나 행정을 주관하는 승려로 사찰의 실제 주권자이지만 퇴경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느낀 소회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畫)로 펼쳐지고 있다.

자연의 풍경은 사람들 눈에 제일 먼저 띄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기억의 시공을 초월한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전나무”는 우리나라 어느 사찰이건 공간의 미학적 채움이 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계곡과 산의 모습이 오히려 생소”하다는 퇴경의 불심 또한 천년 길을 걸으면서 환하게 점등된다. 이윽고 초발심으로 소나무와 전나무는 어느새 해탈한 보살(菩薩)로 우뚝 선다. “아이들은 낯설어 어디서 오셨나 묻”는 것은 저절로 천진난만한 염화두(念話頭)가 되고 “친구들은 처음 보는 듯 반가워 놀”란다. 퇴경은 인근 석봉리 장자동에서 태어났다. 동학난으로 부모를 잃고 출가한 지 13년 세속나이 32세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 연유로 “닿은 곳마다 격세의 감회 일어”나는 것은 불가(佛家)에 귀의한 지 십여 년이 흘렀지만 세속의 경계에서 인과(因果)의 상속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일까. 보리(菩提)는 원래 깨끗하나 무여(無餘)에 이르지 못한 격세지감의 심상(心象)을 보이고 있다.

하여 “이 몸은 급히 귀여를 읊고 싶”다고 한다. 귀여(歸歟)란 공자가 진(陳)나라에 있으면서 도(道)가 끝내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하며 ‘돌아가야겠다 돌아가야겠다’에서 온 말이다. 퇴경은 세속의 인연을 속절없다 하며 다시 부처의 품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학승이며 동국대 초대총장을 역임한 퇴경은 자신이 직접 쓰고 지은 ‘사불산 대승사’일주문과 ‘사불산 대승사 개산조’ 창건 유래비에서 지금도 득도(得道)를 기다리고 있다.

------
퇴경 권상로 (1879~1965) 불교학자, 철학박사, 문경 출생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 잡지 <조선불교월보>(1912) <불교>(1924)지 창간, 대한민국문화훈장(1962),
저서로는 『한국사찰전서』 『한국지명연역고』 『조선불교사』 『조선문학사』 『퇴경당전서』 외 다수,
동국대학교 초대총장. 우리말 팔만대장경 편수위원장, 불교사 사장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3년 01월 06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지역일자리 공시제 2026년도 일자리대책 연차별 세부계획을 확정․공표했다.. 
문경시는 지역 내 소중한 산림자원의 체계적인 보전과 안전관리를 위해 「보호수 및 ..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15일, 문경시 제1선거구 광역의원 후보로 박영서 현 도의원을..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5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문경시 제2선거.. 
지역소멸위기의 소도시 문경 경북 대부분의 중소 도시와 군 단위 지역은 인구 감..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김학홍 문경시장 예비후보, 국민의 힘 경선 결정 환영… 문경의 새로운 도약, 압도적인 경..  
신현국문경시장예비후보 ˝무소속 출마˝로 정면돌파 선언..  
한국철도 경북본부, 철도건널목 안전이용 캠페인 시행..  
엄원식 문경시장 예비후보, ˝화려한 이력보다 문경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봐주십시오˝..  
문경시보건소-스마일내과의원 협업형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본격 운영..  
문경시, 2026년도 일자리 대책 연차별 세부계획 공시..  
문경시, 보호수 및 노거수 생육환경 개선사업 추진..  
문경자연생태박물관, 실내 수직정원 조성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  
문경시, 전국 최초로 2자녀 가구 재산세 제로 시대 연다..  
산북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의 및 위촉장 전달..  
국민의힘 박영서 도의원, 문경 제1선거구 단수 공천... ‘4선 고지’ 눈앞..  
국민의힘 경북도당, 문경 제2선거구 김창기 도의원 ‘단수 추천’ 확정..  
신현국 문경시장 예비후보, 악성 비방 멈춰달라..  
점촌농협하나로마트, 행복사랑나눔터에 갑티슈 100만 원 상당 기부..  
영순면새마을회, 농약빈병 수거활동..  
2026년 제22회 문경오미자축제 추진위원회 회의..  
문경시, 수어통역센터에 신차 `스타리아` 지원..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재향군인회와 함께 가사지원 실시..  
대한노인회 문경시지회 노인자원봉사활성화지원사업 자원봉사자 필수교육 실시..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문경지대, 취약계층에 밑반찬 나눔 및 교통안전 캠페인 실시..  
40억원대 보이스피싱 환전책 등 일당 10명 검거..  
제19회 경북협회장기 그라운드골프대회 개최..  
약돌장터국밥 이찬 대표,‘사랑의 국밥 나누기’봉사..  
문경관광공사, 봄맞이 친환경 캠페인 「함께 만드는 깨끗한 문경!」실시..  
점촌도서관, 도서관 주간 어린이 행사 성료..  
“벚꽃 아래 피어난 우정과 안전!”..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재능나눔 봉사 프로그램 사업 실시..  
찾아가는 2026 문경찻사발축제 홍보 행사 성료..  
문경시청소년문화의집 가족체험 진로탐색 운영..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5,806
오늘 방문자 수 : 1,908
총 방문자 수 : 10,449,613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