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9-30 오전 09:11: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32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1월 24일
↑↑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새재 억새        
                              김시종
 
억새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의를 한다
중지(衆智)를 모아 흐뭇하다고
머리를 끄덕인다

사람 사는 세상에도
제발 좀 싸우지만 말고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으라고
슬기로운 흰머리들이 타이른다


늦가을 햇살에 상즉상입(相卽相入)하는 눈부신 억새를 보라. 바람이 억새가 되고 억새가 바람의 소리 되어 봉두난발하지만 결코 남루하지 않는 유혹이 빛의 군무로 황홀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길인 문경새재 억새는 낙동강 발원지인 ‘풀(억새)이 우거진 고개’ 초점(草岾)에서 피어나지만 계절과 숲의 질서이며 자연의 운율이 아니겠는가.

시인은 멋스런 풍자와 해학으로 “억새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의를 한다”며 시적 상황의 전개를 한편의 영상처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억새와 바람이 만나 깨달음을 주는 전형적 은유의 의인화(Personification)로 단순히 외형의 모양이나 형태로만 아니라 억새를 상징적 인격(人格)으로 묘사하는 서정적 이미지스트(Imagist)가 참으로 예리하다.

하여 억새가 바람의 소리를 만나 어감을 분화시키면 “중지(衆智)를 모아 흐뭇”하다는 시인은 원융(圓融)의 지혜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내로남불이 상투어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네탓이고 내탓을 찾아볼 수 없다. 착한 놈을 두들겨 패면 폭력이고 나쁜 놈들을 응징하면 그것이 마치 정의인 것처럼 잘잘못의 원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내뱉으며 이전투구하는 척독(尺牘)의 세상이 안타깝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 사무사(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라 하였으며 시인은 억새의 흔들림이 소통이라고 규정한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겠지만 억새는 제몸 하나 반듯하게 지탱하기 힘든 바람길에서 “제발 좀 싸우지만 말”라며 의연하게 사람들의 귀를 훔치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아직도 이태원 참사로 많은 분들이 희생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의 끝없는 정쟁은 볼썽사납다. 시인은 바람을 노래하는 억새들의 몸짓에서 삶의 깊이를 조형하며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으라고 우리를 점잖게 타이르고 있다.


------
김시종 시인(1942~ ) 경북 문경 출생.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1967), 시집 『오뉘』 외 45권 발간, 수필집󰡔시장 풍년󰡕(1989) 외 5권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창립, 1대 지부장(1976), <백화문학> 창간 (1977)
경상북도문화상문학부문(1983) 외 다수, 문경중학교 교장 정년퇴임, 황조근정훈장 수훈(2004)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1월 24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지역 주민들이 생활쓰레기로 인한 .. 
문경시(시장 김학홍)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지역의 일상과 안.. 
문경시는 민선9기 시민중심 소통행정을 중심으로 더 나은 문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막힘없는 빗물받이 만들기 캠페인 및 환경정화 플로킹 활동 펼쳐..  
문경공업고, 2026년 후반기 문경시민대상 전공나눔교육 운영 중..  
공유·소통·협력으로 성장하는 미래형 발명교육..  
문경시가족센터, 상담관련 종사자·자원봉사자를 위한 「관계 속의 나를 만나다」 집단 프로..  
문경시 향토음식특성화센터 개소..  
문경시 호계면, 주민과 함께하는 베이킹 클래스 운영 !!..  
문경문화예술회관 2026년 공연한데이 시리즈 10..  
추석 연휴 기간 중 8만여 명 문경새재 방문 청정한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 즐겨..  
문경사랑상품권 50억원 추가 발행..  
가은의 공간에 향기를 더하다.‘양조장 시그니처 향’전시 개최..  
끝까지 빛났다! 문경시청 엄예진·조하림 값진 동메달·8위!!..  
2026 코리아오픈 문경피클볼대회 개최..  
문경시, 문경탄광 100주년 특집 라디오드라마 제작·방영..  
세계의 탈, 안동에서 하나되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  
문경소방서, 가을 산악사고 예방 총력 산악표지리본 설치로 안전산행 지원..  
문경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정책 소통 회의 개최..  
제29회 문경사과 품평회, 10월 7일부터 접수 시작..  
문경시 제2민원실, 문경사랑상품권 가맹점 신청·접수 시작..  
민선9기 김학홍 시장, 숭실대 이윤재 총장과 만남 가져..  
문경관광공사, 추석 연휴 문경에서 즐기는 가을 여행..  
점촌2동, 추석맞이 전통시장 소비촉진 장보기 행사 참가..  
문경시보건소, 아토피는 물렀거라!”막대인형극 교육 성료..  
문경시, 추석 맞이 안전문화운동 캠페인 실시..  
문경시, 추석 명절 맞이 산불예방 홍보활동 전개..  
「2026 문경 친환경캠핑 페스티벌」영강에서 힙하게 즐겼다!..  
2026년 문경시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개최..  
문경시, 추석 맞아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나눔 실천..  
제16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그라운드골프대회 개최..  
문경새재 야간경관 테마시설 「Golden Trace(황금마패의 길)」 무료개방..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9,682
오늘 방문자 수 : 2,435
총 방문자 수 : 11,556,689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