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9-30 오전 09:11: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획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29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1월 02일
권득용 시인,문경문학관 관장


사불암         
                  김선옥
 

공덕산에 가면
대승사와 묘봉을 열두 폭 병풍 삼아 안긴
기암 가운데
돌이 몸이고 몸이 돌인 사면의 부처가
바람에 긁힌 흔적을
그림자로 안고 서있다
 
머릿속에도 마음속에도
차가운 돌에도 인자한 미소는 있어,
온통 세상이 따뜻하다
 
솔잎에, 바람과 햇살을 꿰어놓은
오솔길을 따라온 이곳
사방불 앞에는
어둠과 해와 달과 비바람
천둥 번개 밖의 세상으로
합장하는 사람
소원을 비는 사람 등 뒤로
고음의 새소리가 다녀간다
 
돌에게도 손 모으고 소원을 빌면
사람의 세상 한가운데로
귀 열고 눈 열고 마음 열어지는가,
 
다람쥐 한 마리
산속의 비밀이라도 숨기려는 듯
쪼르르 굴속으로 들어간다
 
큰 바위 속이 한순간 환하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없으며 말은 소리로 존재하나 소리는 천하고 귀하며 잘나고 못나고가 없다. 진언수행(眞言修行)의 성불을 추구하는 공덕산(功德山, 913m)은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와 동로면 노은리를 경계로 사불산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천강석조사불상(天降石造四佛像)에서 유래한다. ‘신라 진평왕9년(587) 하늘에서 사면에 부처가 새겨진 한길이나 되는 바위가 붉은 비단에 싸여 내려왔다는 소식을 들은 왕이 친히 이곳을 찾아 경배하고 망명비구(亡名比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비구승)에게 절을 짓도록 하였다.’라고 일연은 삼국유사에 적고 있다. 나옹화상, 퇴경권상로, 안진호, 법전, 성철, 청담, 서암, 월산스님 등 근현대 대덕고승들이 주석하여 수행도량의 기풍이 살아 숨쉬는 이곳이 1500여 년 된 고찰 대승사이다. ‘사불암’은 윤필암 우측능선 832m 지점에 있는데 인간세상의 깨달음을 보는 듯 조망이 절정이다.

시인은 “돌이 몸이고 몸이 돌인” 사불암을 두고 ‘하늘은 만월을 단장시켜 사방불을 깎아’ 냈다는 일연스님의 찬(攢)함에 “머리속에도 마음속에도 차거운 돌에도” 그래도 이만큼 세상이 따뜻한 것은 부처의 미소 때문이라고 자신을 할(喝)하고 있다. 사방불을 두고 합장하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냐며 “어둠과 해와 달과 비바람 천둥번개”도 관음의 세상을 꿈꾸면 새소리마저 부처의 연민(Compassion)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일체의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시인은“돌에게도 손모으고 소원을 빌면 사람의 세상 한가운데도 귀 열고 눈 열고 마음 열어지는가”라며 시심마(是甚麽)의 대활구(大活句)인 삼라만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다람쥐 한 마리”에서 진여불성(眞如佛性)을 만난다. 조그만 굴속이던 “큰바위 속이 한순간 환해”지면서 큰바위는 산속 비밀의 내밀한 집이 되고 세상 사람들이 갈망하는 큰바위 얼굴로 부처를 닮아가는 겸손을 배우게 한다. 하여 사불암은 오랜 세월 바라보는 무량의 시간들이 바람에 긁힌 흔적을 그림자로 안고 서 있다.

------
김선옥 시인, 경북 상주 출생.
2019년 계간 《애지》 신인상 시 당선 등단
점촌도립도서관 글사랑문학회 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회원, 부회장 역임
2021년 문경문인협회 제정 제43회 「백화문학상」 수상
시집 『바람인형』(2022)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1월 02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지역 주민들이 생활쓰레기로 인한 .. 
문경시(시장 김학홍)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지역의 일상과 안.. 
문경시는 민선9기 시민중심 소통행정을 중심으로 더 나은 문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막힘없는 빗물받이 만들기 캠페인 및 환경정화 플로킹 활동 펼쳐..  
문경공업고, 2026년 후반기 문경시민대상 전공나눔교육 운영 중..  
공유·소통·협력으로 성장하는 미래형 발명교육..  
문경시가족센터, 상담관련 종사자·자원봉사자를 위한 「관계 속의 나를 만나다」 집단 프로..  
문경시 향토음식특성화센터 개소..  
문경시 호계면, 주민과 함께하는 베이킹 클래스 운영 !!..  
문경문화예술회관 2026년 공연한데이 시리즈 10..  
추석 연휴 기간 중 8만여 명 문경새재 방문 청정한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 즐겨..  
문경사랑상품권 50억원 추가 발행..  
가은의 공간에 향기를 더하다.‘양조장 시그니처 향’전시 개최..  
끝까지 빛났다! 문경시청 엄예진·조하림 값진 동메달·8위!!..  
2026 코리아오픈 문경피클볼대회 개최..  
문경시, 문경탄광 100주년 특집 라디오드라마 제작·방영..  
세계의 탈, 안동에서 하나되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  
문경소방서, 가을 산악사고 예방 총력 산악표지리본 설치로 안전산행 지원..  
문경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정책 소통 회의 개최..  
제29회 문경사과 품평회, 10월 7일부터 접수 시작..  
문경시 제2민원실, 문경사랑상품권 가맹점 신청·접수 시작..  
민선9기 김학홍 시장, 숭실대 이윤재 총장과 만남 가져..  
문경관광공사, 추석 연휴 문경에서 즐기는 가을 여행..  
점촌2동, 추석맞이 전통시장 소비촉진 장보기 행사 참가..  
문경시보건소, 아토피는 물렀거라!”막대인형극 교육 성료..  
문경시, 추석 맞이 안전문화운동 캠페인 실시..  
문경시, 추석 명절 맞이 산불예방 홍보활동 전개..  
「2026 문경 친환경캠핑 페스티벌」영강에서 힙하게 즐겼다!..  
2026년 문경시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개최..  
문경시, 추석 맞아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나눔 실천..  
제16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그라운드골프대회 개최..  
문경새재 야간경관 테마시설 「Golden Trace(황금마패의 길)」 무료개방..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9,682
오늘 방문자 수 : 2,433
총 방문자 수 : 11,556,687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