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9-30 오전 09:11: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26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0월 13일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점촌역

                                               엄재국

가야할 곳이 있다

철로를 달렸던 건 기차와 석탄이 아니라
숨 가쁘게 살아온 사람들이었던
과일 가득 담은 가방의 자크를 연신
열고 닫아 보듯
마음 설레던 점촌역

멀리 북으로 남으로 떠났던, 또 거기서
몰려왔던 사람들
누군가의 청춘이, 일생이 쓰러지고 일어섰던
기차는, 뒤돌아 볼 수 없이 쉬었다 간다

두 눈 속에 석탄빛 불꽃이 일었던
가슴속 광부여 농부여,
상처받았지만 병들지 않아
떠나는 자가 입술 깨무는 곳

먼 데를 떠돌던 기차여

지금은, 영강 마주 안고
돈달산 어깨위에 동이 틀 무렵
기적 울지 않아도 네가 온 줄 알겠다

네 환한 이마가 우리의 꿈인 줄 알겠다

점촌역은 곧 100년이 된다. 1924년 경북선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 1955년 문경선이 개통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40여 개나 되었던 탄광들이 폐광되면서 문경선은 산업철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1995년 폐선되고 말았다. 한때는 인구가 16만 명이 넘고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라는 우스갯소리로 흥청거리던 점촌역은 지금 하루 이용객이 100여명에 불과하다. 이제는 마음을 놓아도 좋을 가물가물한 첫사랑의 여백을 보는 듯한 한적한 풍경이 평온스러운 점촌역이 본래의 교통기능과 역할을 상실하였지만 존재자체만으로도 인문학의 창고가 되어 스토리텔링으로 문학의 빗장을 열고 있다.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 없는 시인은“철로를 달렸던 건 기차와 석탄”뿐만 아니라 “숨가쁘게 살아온 사람”들을 반추하고 있다. 늘 떠나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넘쳐나 붐비던 점촌역은 모든 이들에게“마음 설레던”플랫폼이었다. 하여“누군가의 청춘이, 인생이 쓰러지고 일어섰”지만 “기차는, 뒤돌아볼 수 없”는 현재와 미래진행형의 자동사로 숨가쁜 호흡을 몰아쉰다. 잠시라도 물리적 시간을 허투루 지운 적 없는 시인은 우리가 추억으로 경험했던 시간의 핀조명을 직선적 언어로 길어올리고 있다.

그랬었다. 통학열차 안에서 만났던 여학생의 다정한 눈빛만으로도 싱그러웠던 청춘을 꿈꾸었고 오일장을 가기 위해 북적댔을 남루한 영혼들이 낭만의 언어 여행을 떠나던 곳이 아니던가. 다른 일반 역과는 달리 “두눈 속에 석탄빛 불꽃이 일었던” 삶의 무늬들이 “병들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시인의 처방전은 “입술을 깨”물던 점촌역 기차를 소환하고 있다. 얼마를 흘러가야 하는 세월인가. 점촌의 진산인 “돈달산 어깨 위에 동이 틀 무렵” 울리던 기적소리는 사라졌지만 아직 그리움만으로도 우리의 꿈이었음을 담담한 언어로 빚고 있다. 엄재국 시인의 이 시는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2009년 9월 1일 점촌역에 시비로 제막되었다.


------
엄재국 시인 (1960~ ) 경북 문경 출생.
2001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정비공장 장미꽃](2006, 우수도서 선정), [나비의 방](2016)
시와 조각과 사진을 결합시킨 'Art Poem'을 <애지>에 연재
문경문인협회 부회장
김재용 기자 / jaeyong999@daum.net입력 : 2022년 10월 13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문경시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지역 주민들이 생활쓰레기로 인한 .. 
문경시(시장 김학홍)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지역의 일상과 안.. 
문경시는 민선9기 시민중심 소통행정을 중심으로 더 나은 문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 
존경하는 문경시민 여러분! 서정식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문경시종합자원봉사센터, 막힘없는 빗물받이 만들기 캠페인 및 환경정화 플로킹 활동 펼쳐..  
문경공업고, 2026년 후반기 문경시민대상 전공나눔교육 운영 중..  
공유·소통·협력으로 성장하는 미래형 발명교육..  
문경시가족센터, 상담관련 종사자·자원봉사자를 위한 「관계 속의 나를 만나다」 집단 프로..  
문경시 향토음식특성화센터 개소..  
문경시 호계면, 주민과 함께하는 베이킹 클래스 운영 !!..  
문경문화예술회관 2026년 공연한데이 시리즈 10..  
추석 연휴 기간 중 8만여 명 문경새재 방문 청정한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 즐겨..  
문경사랑상품권 50억원 추가 발행..  
가은의 공간에 향기를 더하다.‘양조장 시그니처 향’전시 개최..  
끝까지 빛났다! 문경시청 엄예진·조하림 값진 동메달·8위!!..  
2026 코리아오픈 문경피클볼대회 개최..  
문경시, 문경탄광 100주년 특집 라디오드라마 제작·방영..  
세계의 탈, 안동에서 하나되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  
문경소방서, 가을 산악사고 예방 총력 산악표지리본 설치로 안전산행 지원..  
문경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정책 소통 회의 개최..  
제29회 문경사과 품평회, 10월 7일부터 접수 시작..  
문경시 제2민원실, 문경사랑상품권 가맹점 신청·접수 시작..  
민선9기 김학홍 시장, 숭실대 이윤재 총장과 만남 가져..  
문경관광공사, 추석 연휴 문경에서 즐기는 가을 여행..  
점촌2동, 추석맞이 전통시장 소비촉진 장보기 행사 참가..  
문경시보건소, 아토피는 물렀거라!”막대인형극 교육 성료..  
문경시, 추석 맞이 안전문화운동 캠페인 실시..  
문경시, 추석 명절 맞이 산불예방 홍보활동 전개..  
「2026 문경 친환경캠핑 페스티벌」영강에서 힙하게 즐겼다!..  
2026년 문경시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개최..  
문경시, 추석 맞아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나눔 실천..  
제16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그라운드골프대회 개최..  
문경새재 야간경관 테마시설 「Golden Trace(황금마패의 길)」 무료개방..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9,682
오늘 방문자 수 : 2,440
총 방문자 수 : 11,556,694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