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15 오후 01:39:1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기타

<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11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5월 15일
          여우목고개
                                                     이 영 옥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혼자 가는 길
때로는 너무 아파서
허방을 걷다
국사봉 들머리까지
5월이 사정(射精)한 연초록에 홀려
으스러지게 껴안은 그리움이
발톱을 세웁니다

소식 끊고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게
허물없이 사라지고 싶은 날
숨어 살고픈 여우목고개

순교하듯
그곳에 마음자리 내려놓고
끝내 잊었다던
그대 기다릴까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김주영은 그의 소설 「객주」에서 ‘이경(二更)이나 되었을까. 신선봉의 협곡을 내려쏟는 바람 사이에 간간히 여우 울음소리가 섞여 들려왔다.’며 임오군란이 일어나기 이태 전 쇠살주(소 매매에 흥정을 붙이는 사람)인 조성준이 천봉삼과 최돌이와 깍정이 몇 사람을 데리고 문경새재로 도망친 아내를 찾아나서며 여우목고개를 적고 있다. 백두대간 황장산과 대미산이 만나는 산평선(山平線)의 하트 여우목고개는 해발 620m이다.

‘혼자 가는 길’은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 일상의 삶이다. 시인은 도시의 삶을 형상화하면서 ‘허방을 걷’는 길임을 자각한다. 귀가 먹먹하고 아우성치는 현실이 분주한 까닭을 탐찰(探察)해보지만 ‘때로는 너무 아파서’미망의 어지럼에 취(醉)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독백한다. 그러나 자연의 경계에서 ‘5월이 사정(射精)한 연초록에 홀려’끝내 순장하리라 마음먹었던 옛사랑을 끄집어낸다. 그 사랑이 시인의 천착이 되고 있다. ‘으스러지게 껴안은 그리움이/ 발톱을 세’우다니 페디큐어(Pedicure)의 매혹적인 그리움이 사랑의 변주곡이 된다. 그리하여 시인은 처음 넘는 여우목고개에서 허물없이 사라지고 싶은 날 ‘순교하듯/ 그곳에 마음자리 내려놓고/ 끝내 잊었다던/ 그대 기다릴까’라며 그냥 잊혀지는 애꿎은 이별의 사랑이 아니라 사별(死別)뿐인 정한(情恨)으로 사랑의 순교를 꿈꾼다.

병인박해(1866) 때 천주교 신자 30여 명이 참수당한 이곳은 1984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성인으로 시성하면서 여우목성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해월 최시형(1827~1898)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인내천(人乃天) 혁명의 길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곳 성지를 알고 왔었을까. 아니면 우연이었을까.


* 이영옥 시인 (1968~ ) 충남 논산 출생.
시집 『날마다 날고 싶다』 외 6권, 대전문협부회장, 대전여성문학회장,
대전문학상, 하이트진로문학상 외 다수, 현재 <도서출판이든북>대표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5월 15일
- Copyrights ⓒ문경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가장 많이 본 뉴스
정치·행정
민선 9기 문경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11일 현판식을 시작으로 첫 위원장 주재 .. 
문경시는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베.. 
민선 9기 문경시의 시정 목표와 정책 밑그림을 그릴‘민선9기 문경시장 직 인수위원.. 
민선 9기 문경시의 새로운 시정 목표와 정책 밑그림을 그릴 ‘민선9기 문경시장 직.. 
문경시는 지난 6월 8일 부시장이 지역 주요 현안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상황.. 
기획
초겨울로 접어든 쌀쌀해진 날씨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기 좋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이사장 신필균)의 불정자연휴양림을.. 
김용사 탁무(鐸舞) 취호.. 
최신뉴스
에코월드로 떠난 여름밤 달빛사랑여행 큰 호응..  
점촌상여소리, 국립남도국악원 기획공연..  
문경시 드림스타트, 올바른 경제습관 형성을 위한 금융교육..  
Play Together! 함께 뛰고 함께 웃자!..  
민선 9기 문경시장직 인수위, ‘소통·실속’ 행보로 본격 닻 올렸다..  
문경시립중앙도서관, 17일부터‘북스타트 책꾸러미’배부..  
한여름밤의 명품 국악콘서트..  
점촌3동 골목환경 개선 및 화분 관리 교육 진행..  
‘바리스타 기초 및 핸드드립 교육’성료..  
2026 문경·상주 단체 클럽대항 게이트볼대회 개최..  
바르게살기운동,‘건강백세 함께하는 사랑방’3회차 운영..  
문경시 역사상 첫 ‘공식 시장직 인수위’ 본격 출범… 민선 9기 밑그림 그린다..  
문경소방서 대형트럭 추돌 사고 50대 운전자 안전구조..  
영순면 새마을회, 헌옷 수거 활동 실시..  
문경시보건소, 유아 진드기매개 감염병 예방교실 운영..  
문경시, 베트남 라이쩌우성 현지서‘외국인 계절근로자’선발..  
문경 꿈드림, 마음여는 필라테스로 건강성장 지원..  
민선9기 문경시장 직 인수위원회 공식 출범..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이웃사랑… 문경시, 민관합동 주거환경 개선..  
2026 전국 4인제 배구대회 개최..  
문경시, `2025년 기준 경제총조사` 실시..  
점촌5동 새마을회, 관내 주요 간선도로 중앙분리대 제초 작업 실시..  
점촌2동 새마을회, 아름다운도시가꾸기 사업 실시!..  
바르게살기운동 동로면위원회, 주요 도로변 환경정비 실시..  
민선9기 문경시장직 인수위원회, 3개 분과 구성 완료..  
피노키오 동화 세상으로 쏘옥!..  
어린이 디자이너들이 꿈을 펼치다..  
문경교육지원청, ‘2026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집단상담 현장 보고회’ 개최..  
당포초등학교-문경소방서 ‘16명 아이들의 결실 119소방동요대회 은상’수상..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5,303
오늘 방문자 수 : 4,944
총 방문자 수 : 10,835,312
제호 : 문경타임즈 / 주소: (우)36981, 경상북도 문경시 우지공평로 21 / 발행인·편집인 : 김재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재용
mail: press@mgtimes.co.kr / Tel: 054-554-8277 / Fax : 054) 553-8277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475 / 등록일 : 2018년 7월 12일
Copyright ⓒ 문경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후원 : 농협 301-0236-3322-81 / 예금주 : (주) 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