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다리 (당교) 채광숙(1950~ )
너는 갓난 아 때 함창 뙤다리 밑에서 주 왔어이/ 자꾸 그래면 그리로 도로 보낸다/ 걸음을 걷고 말을 하면서/ 말썽을 부릴 때는/ 엄마나 언니에게 귀에 젖도록 들었다
한수 더 떠서/ 너덜 엄마가 그 다리 밑에서/ 호떡 장사를 하이 가면 호떡은 실컷 먹을끼다/ 나는 속으로 뿌루퉁해서/ 하필이면 이름도 이상한 뙤다리가 뭐라/ 뇌이며 반감을 가졌다
세월이 한참 흐르고 보이/ 천년도 전에 점촌과 함창 경계인 모전천에 나무다리가 있었는데/ 일천삼백년전에 이곳에 진을 치고 있던/ 당나라 장수와 군사들을/ 신라인의 기지로 몰살시켜 쓸어 묻었다하여/ 뙤다리(당교)란 이름으로 불러오고 있단다
당나라 군사가 묵고 있었으면/ 당연히 호떡도 구웠을테니/ 우수게로 호떡을 굽는다는 말도 헛말이 아닌 것 같다/ 그러고 보이/ 다리 밑에서 주오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을까
채광숙 시인은 오브제(Objet)의 상징적 언어를 풍자와 해학 넘치는 탯말로 맛깔나게 구사하고 있다. 탯말이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배우는 우리 고향말 사투리다. “너는 갓난 아 때 함창 뙤다리 밑에서 주 왔어이” 어렸을 때 괜히 심술이 나 투정을 부리거나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고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던 6~70년대 촌시런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언니의 심보는 주격조사가 되지 못하는 인칭대명사로 너와 나의 엄마가 아닌 “너덜 엄마”로 “그 다리 밑에서 호떡장사를 하이 가면 호떡은 실컷 먹을끼다”라며 객쩍은 심술보를 드러내지만 시인은 “세월이 한참 흐르고 보이 천년도 전에…”라며 소정방이 신라를 정벌하기 위해 계립령을 넘었으나 뙤다리(唐橋)에서 김유신에게 죽임을 당하였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스토리텔링하고 있다.
뙤다리는 짐새의 독으로 모전이 된 전장터 그러나 시인은 “그러고 보이 다리 밑에서 주오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을까”라며 순흥 소수서원 청다리 밑 젊은 선비들의 사랑보다 팔백년이나 오래된 삼국통일의 대망을 성취한 위대한 뙤다리의 후손(?)임을 역설하고 있다.
채광숙(1950~ )시인, 수필가, 시낭송가, 문경 산양 반곡 생 1996년 영강문화제 시부문 차상. 영강백일장 수필장원, 1997년 《문예사조》 수필 등단, 2017년 시낭송가 인증, 문경문화원 사투리경연대회 우수상, 글사랑문학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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