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타관 김영탁(1935~ )
타관살이 진갑을 넘겼다 57학번이 기억한다
고향 세곱을 서울서 살았다 이사 여러 번 했다
내가 태어난 산양 강변 그만한 곳이 없었다
문경새재 넘으면 그날이 다시 타관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리움의 끝은 어디인가. 구순을 바라보는 노 시인의 “타관살이 진갑을 넘겼다”라는 탄식이 울컥하다. 유년시절 서울로 유학을 떠난 “57학번이 기억한다”라는 귀납의 세월 “고향 세 곱을 서울서 살았다”지만 나이를 먹고 몸은 늙어가도 유통기한이 없는 향수를 어찌하면 좋을까.
사친(思親)의 마음이 더할수록 “내가 태어난 산양 강변 그만한 곳이 없었다”라는 고해성사가 어쩌면 시인의 일상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2021년 8월) 고향의 곰삭힌 이야기를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라는 책으로 엮은 시인은 ‘마당밖골, 방구백이, 갱빈, 농문들, 서리기들, 용천대로, 보투재, 산양공굴머리, 원고개, 등금장수산, 행상두께이산, 각골, 웃모티, 산양물가(錦川)…’ 자신을 키워준 흙마당 산양면 연소리 풍경을 다정하게 적고 있다. 그러나 다시 “문경새재 넘으면 그날이 다시 타관이다”라며 에둘러 고향을 떠나는 실어증에 눈시울을 붉힌다.
문득 고복수(1911~1972)의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10여년에 청춘만 늙어” 노랫말이 애닯게 다가오고 있다.
김영탁(1935~ )시인 수필가, 소설가, 문경 산양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문창과 졸업, 국사편찬위원회위원, 강남문인협회 회장, 한국문협 자문위원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글방선생』 『상쇠의 구술을 통해서 본 지역농악의 형성사』 외 1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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