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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종가의 종손이라고요?
김수종 작가 - 시사월간지 <말> 편집위원 역임 - 기독교신문 기획실 부장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22년 02월 05일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의 집을 종가, 자신을 종손, 종부라고 칭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어제도 TV를 보고 있는데, 출연자가 “저는 친정이 종가라서 여러 가지 음식을 잘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늘 갸우뚱 한다. ‘정말 종가일까?’ 실은 그동안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손이나 종부가 아니고, 종가의 후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몇 대를 내려오는 큰집 후손이면, 그냥 자신을 종손이라고 칭하고, 자신의 집을 종가집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그냥 장손이나 큰아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집도 종가는 아니고 큰집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왜 다들 종가, 종손, 종부라고 하는 것일까? 아직도 남아있는 양반문화나 권위의식 혹은 이런 구분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OO고택에 살고 있고 자신을 종손, 종부라고 자신을 칭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먼저 “불천위 제례를 언제 봉행 하시나요?”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열에 아홉은 “그게 뭐냐”고 되물어본다. 나는 그런 경우 그냥 웃거나 “제가 실수로 잘못 물어본 것 같다”고 이야기를 돌리고 만다. 아니면 “고택이라고 하는 것은 오래된 집을 뜻하는 말이며, 종택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만다. 처음 듣는 분도 있겠지만, 불천지위(不遷之位) 또는 불천위(不遷位) 제사는 일반적으로 공훈을 세운 사람이 죽은 뒤에 신위(神位)를 사당에 영구히 모시고 제사도 영원히 지내도록 국가에서 허락한 제례를 뜻하는 말이다. 경상북도의 경우를 보자면 안동의 퇴계, 학봉, 서애, 영주의 소고, 금계, 봉화의 충재 같은 어른의 제사를 지금도 모시는 것을 말하고, 그런 제사를 모시는 집안을 종가(宗家)라고 하고 그런 집의 장자를 종손, 큰며느리를 종부라고 칭하는 것이다. 종손이 거주하는 집은 당연히 종가 혹은 종택이라고 한다. 성씨와 가문, 족보의 개념의 일반화된 조선시대부터 종가와 종손, 종부가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후 현재 국내에는 대략 1,000집 정도의 불천위(不遷位) 종가가 있다. 먼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조선왕조의 왕자(대군, 군), 부마(공주, 옹주)집안이 대략 500집 내외라고 보면 된다. 가문이 몰락한 경우나 제사를 간소화 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지금도 불천위 제사를 모시고 있는 집안은 의외로 많다. 일반적인 불천위 종가는 주로 국가에서 시호(諡號)를 받은 집안이다. 문신은 주로 文(문)을 받고, 무신은 주로 忠(충)을 받게 된다. 시호가 내려진 인물은 국가 원로로 추대된 것으로 존경과 함께 영원히 추모 받을 권리가 부여된 것으로 봐야한다. 불천지위(不遷之位)의 자격이 주어진 것이다. 문신의 경우는 보통 시호 이전에 학자란 전제가 우선되며, 공부하던 정자, 개인 문집, 학문을 잇고자 지은 서원이 있으면 완벽하다. 다시 정리하여 보면 나라가 인정한 불천위는 국불천위라고 칭하며, 시호를 받은 2품 이상의 관리 가운데 국가적 인물이다. 중복되는 개념이기는 하지만 청백리(淸白吏)로 녹선(錄選)된 집안에서도 어른을 불천위로 모신다. 다음은 지역의 유림들이나 후학이 추천한 불천위로 향불천위라고 칭하며, 시호를 받은 2품 이상의 관리 가운데 지역적 인물 혹은 벼슬을 하지 않았지만, 학문이 뛰어난 학자들이다. 마지막은 사불천위라 하여 가문이나 집안에서 불천위로 모신 분들이다. 사불천위 인물의 판단 기준은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다. 시호는 물론 학자로도 크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문중 차원에서 자기 조상 가운데 한 분을 가문의 권위와 위신을 위해, 집안이 개인을 위해 정자를 짓고 서원을 세워 불천위로 옹립하기도 했다. 재미난 것은 현재에 와서는 엄밀하게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근거도 없고, 자료도 대부분 사라져 모두 불천위라고 통칭하고 있으며 대략 500집 정도에 이른다. 이런 불천위 제례를 모시는 자격이 있는 집을 우리는 종가라고 부르며, 그런 집의 장손을 종손, 맏며느리를 종부, 큰딸은 종녀라고 칭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튼 보통 종가를 뜻하는 종택에는 종손이 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당이나 재실이 있고,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된 현대에는 사당이나 재실이 종택과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겸양의 의미로 대부분의 종손들은 자신을 낮추어 주손(冑孫)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종손이라고 칭하고 명함까지 들고 다니는 사람은 상당수 종손이 아니거나 잘못알고 있는 인물라고 보면 된다. 어쩌다 보니 너무나 아쉽게도 나는 진짜 종손을 태어나서 대여섯 명 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다들 그냥 OO고택이나 거대한 기와집에 지금도 살고 있지만, 불천위 제례가 뭔지도 모르는 큰집 자식인 장손이나 큰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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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22년 0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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