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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 고녕가야 이야기 9- 本고녕가야국

봉천사 지정 스님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1월 29일
삼국사기에서 고녕군(함창)을 설명하면서 ‘본래 고녕가야국’에서 출발했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있다.  삼국사기는 고려국에서 국책사업으로 김부식 외 10명의 최고 지식인을 동원하여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편찬한 정사(正史)이다.
 
 
함창을 설명하는 잡지(雜志) 함령군편에 「고녕군 本고녕가야국」이라는 명문이 첫줄에 나온다. 이것은 고녕군은 본래 고녕가야국에서 유래한 지명임을 밝히고 있다. 고녕군이 먼저 생기고 난 뒤 고녕가야가 출현한 것이 아니라 고녕가야국에서 고녕군이 연원했음을 말하고 있다. 

김태식의 주장은 경덕왕대에 고녕군이라는 지명으로 개명을 했기 때문에 그 전에는 고녕이라는 말이 없었다는 내용은 잘못이다. 본래 고녕가야국이었는데 고동람군으로 부르다가 다시 고릉현이 되었다가 경덕왕대에 옛 이름인 고녕으로 회복한 것임을 나타낸다. 

本자를 자전에 찾아보면 본래, 근본, 바탕이라는 뜻이 있으며 문장의 중간에 들어갔을 때는 「본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한다. 삼국사기 잡지 지리편에는 그 당시 전국의 군현(郡縣) 위치나 지명변천 등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고녕군과 같이 옛 지명을 서술하기도 하고 일운(一云)이라고 하여 ‘달리 부르는’ 이름을 밝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本 자는 단순히 다른 이름이 아니라 본래의 지명을 나타내는 중의(重義)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6가야 중에서 본(本)자가 들어가는 지명은 고령군의 대가야와 고녕군(함창)의 고녕가야 둘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지명의 변천과 속현, ‘다른이름’으로 표기된다.

 
요즘은 웬만한 고문서는 인터넷 ‘한국사데이터베이스’ 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옛날처럼 고서(古書)를 일일이 찾을 것도 없이 삼국지위지동이전, 후한서동이열전 등 우리나라 고대사를 말해주는 중국사료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이병도 교수를 위시하여 우리나라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 사료가 바로 ‘삼국지 위지동이전’과 ‘후한서 동이열전’이다. 후한서는 삼국지를 참고해서 썼기때문에 동이전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이 둘은 중국 24정사(正史)중의 하나로 3세기 중반에 씌어졌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고대사도 간략히 언급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고구려는 사방 이천리, 부여는 사방천리, 그 외 상루와 옥저도 강역이 각기 천리에 이른다. 마한을 비롯한 삼한은 사방 4천리이며 마한 54국, 진한 12국, 변진한 12국이 있다.

변진12국 이름은 변진미리미동국, 변진접도국, 변진고자미동국, 변진고순시국, 변진반로국, 변진악로국, 변진미오사마국, 변진감로국, 변진구사국, 변진주조마국, 변진안사국, 변진독로국이다. 진한의 왕은 마한에서 파견된다. 이들은 편두를 하고 있으며 귀신에 제사를 지낸다. 군(郡)에서 바다를 건너 동쪽으로 가다가 남쪽으로 가면 변진구사국이 나온다. 

변진구사국은 철이 많이 생산되며 다른 나라에 팔기도 한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변한과 진한의 전체 내용은 A4용지 반 페이지 20줄 600자(字) 분량이다. 특이한 것은 고구려 영역이 2천리인데 반해 삼한 강역은 4천리로 삼한이 고구려보다 훨씬 크게 나와 있다.
 
현재 김해를 비롯하여 밀양, 고성, 단성, 고령, 개령, 김해, 진주, 함안, 동래 등 9곳을 변진구사국 등 변진 12국명에 배대하였다. 3곳은 아직 정하지 못했으니 유물유적이 확인되면 함창을 이 가운데 삽입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중국사서인 ‘위지동이전’을 우리나라 정사(正史)인 삼국사기와 일연스님의 삼국유사와 같은 선상에 두거나 오히려 더 높게 다루는 것이다. 위지동이전은 분량에서 삼국사기와 유사의 백분의 일도 못되며 편년이나 지리적 근거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삼한의 강역이 고구려보다 2배나 크게 나와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우리 사서에 주안점을 두고 가야사(伽倻史)를 연구하는 것이 상식이다. 나머지 외국사서는 우리의 부족한 사료를 보충해주는 참고서로 사용하면 족하다. 지극히 추상적으로 쓰여진 고대 중국 사료를 토대로 우리의 고대사를 제단하고 고녕가야를 왜곡하는 것은 이 땅의 주민들에게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2천 년 전의 중국사서에 나오는 지명을 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가야제국의 위치를 비정하고 사실화하는 것이 타당한지 묻고 싶다.
 
진실은 복잡하지 않다. 우리의 고대사 근거사료를 바탕으로 유물유적을 확인하고 그것을 토대로 연구하고 보완하는 것이 학자가 견지해야 할 자세다. 우리의 역사를 우리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국익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것이 상식이며 결코 국수주의가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라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서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다. 일본은 임나일본부라는 역사를 가공하여 한국침략 역사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러한 아픈 역사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고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사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멀쩡한 사료마저 저들의 구미에 맞게 가공하고 있지 않는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염려가 단순히 기우가 아닌 것은 학자들의 무책임한 역사인식이 현실로 다가와 우리 사회와 향토 발전에 중대한 장애로 옥죄어 오기 때문이다. 한편 청나라의 정사(正史)인 「만주원류고 한전」에는 삼한(진,변,마)은 요동에 있었다고 적고 있다.
 
가야사와 함께 고대사의 합리적 규명이 어렵다면 선입견을 버리고 기존의 사료를 그대로 읽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상식선에서 출발하여 관찰 연구하고 판단하는 것이 학문의 순리다. 그렇게 할 때 함창의 ‘고녕가야’ 역사가 정립되고 대한민국이 바로서는 것이다. 역사를 잃은 민족은 망할 수밖에 없고 역사를 정립하는 나라는 흥한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명심 할 때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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