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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방산이야기9 - 오봉산고분군 ②

봉천사 지정 스님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0년 10월 29일
함창에 있는 오봉산 고분군은 AD 3세기 전후에 조성된 것으로 1800년의 신화를 안고있는 타임캡슐이다. 당시 지배층의 첨단문화와 생활양식을 담고 있으므로 신라시대 경주의 화려한 금관총 이상의 귀중한 유산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그 어떤 역사유물의 권위보다도 우수하며 압권이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고대의 위대한 타임캡슐을 죽이지 않고 잘 살려내면 함창을 비롯한 문경상주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삼국사기 권34 잡지3 편에는 함창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古寧郡 本古寧加耶國 新羅取之 爲古冬攬郡 一云古陵縣.景德王改名 今咸寧郡.領縣三 嘉善縣,冠山縣,虎溪縣 「고령군은 본래 고령가야국으로 신라가 이를 취해 고동람국으로 삼았다. 한편 이르기를 고릉현 이라고도 했다. 경덕왕이 이름을 바꿔 지금은 함녕군이라 부른다. 3현을 거느리고 있으니 가선현(가은),관산현(문경)호계현이 그들이다」 길지않은 원문을 번역함에 있어 이 외에는 다른 뜻이 있을 수 없다. 


근래 가야를 연구한 김태식 교수의 논문을 보면 경덕왕이 고을이름을 바꾸었기 때문에 옛날에 고령이라는 지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은 잘못된 해석이며 원문을 제대로 한번이라도 봤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그의 노(老) 스승격인 이병도 박사의 견해를 빌리자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나와 있는 고령가야는 거리상으로 멀어 6가야로 비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삼국유사 권1 기이5 가야편에는 하늘에서 알 여섯개가 구지봉에 내려왔으니 제일 큰 것이 부화하여 수로왕이 되었다. 나머지 다섯은 지금의 함창 고령가야, 성산 성주가야, 고령 대가야, 창녕 비화가야, 고성 소가야를 개척했다고 쓰여있다. 이들 6가야는 소가야를 제외하고는 모두 낙동강을 근거지로 발생했다.

이들은 낙동강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뱃길을 이용하면 고대의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로 미루어보면 이병도교수의 거리 주장도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지금껏 함창 오봉산 고분군은 대부분 도굴로 노출되었으며 제대로 된 연구나 학자들에 의한 발굴이 전무한 상태다. 온 산천이 도굴의 흔적이 낭자하며 4차선도로가 개통되면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난 유물들을 수습한 것이 전부다. 그렇게 수습한 유물이 2만점이 넘는다고 하니 전체규모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현재 알려진 고분의 수는 650여개에 이르며 처녀고분도 상당수 있다고 추정한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교통이 불편했으며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았고 전문서적열람도 제한되었던 만큼 심층조사는커녕 답사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답사 한번 하지않은 탁상공론으로 일관한 학자들의 단견을 이제는 서둘러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다. 함창 고분군이 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1998년이며 6~70년대까지만 해도 옛사람들이 말하는 고려장 이상의 인식이 없었다고 한다.

이번기회를 계기로 함창 고령가야의 위상을 정립하여 발굴과 학술대회가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상주의 역사적 지리적 위상을 제고하고 새로운 시대의 선도도시로 재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함창을 비롯한 상주의 6가야 역사는 창녕이나 고령, 성주 등과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경상도를 대표하는 경주, 진주와 함께 3대 역사도시인 만큼 역사적 배경을 받쳐줄 대단위 유적과 유물의 발견은 도시의 위상을 상당히 제고함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번 권창희 석재공장 대표의 안내로 세 번 답사한 이후로 지난 27일에는 더 많은 전문가들의 참여가 있었다. 이번에도 권창희대표의 안내로 경기도 박물관장을 역임한 조유전박사, 경북대 역사학 허흥식교수, 별자리 연구전문가인 김일권교수, 상주박물관 윤호필관장, 국외문화재 반송위원장 만성스님, 상주시 문화예술과장 김영규 외 2인, 신동희 함창읍장, 김용길 전 점촌중학교장, 원주민 김순철 등이 참여하였다.


고분군이 근본 주제지만 이번에는 고분군 아래 거석에 새겨진 300여개에 달하는 구멍에 대한 답사가 주였다. 가로8m, 세로5m, 높이3m의 판석위에 새겨진 돌구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연세는 조유전 관장이 많지만 별자리전문가인 김일권교수와 고인돌전문가인 윤호필관장님의 의견을 심도있게 들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많은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역사사료 업적을 남긴 허흥식교수의 열정적인 설명은 많은 것을 암시했다. 오봉산 성혈석은 우리나라에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돌의 규모가 크며 구멍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봉산 성혈석과 비슷한 예는 함안 아라가야 고분 천정돌과 고령 대가야 고분 앞의 성혈석 등 특히 6가야 고분 주위에는 예외없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고 한다. 조성연대는 정확히 비정할 수 없으며 원래의 목적은 다산과 풍요를 비는 주술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별자리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며 특히 은하수를 형상화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큰 구멍 대여섯 개를 중심으로 동심원 형태로 작은 구멍이 패여진 것도 여럿 볼 수 있다. 큰 구멍은 밝은 별일 수 있고 작고 얕은 것은 희미한 별일 수 있다. 은하수 외에 북두칠성, 남두육성을 말하는 분도 있었다. 한편 권창희대표는 조심스럽게 고분군 분포지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견해도 내놓았다.

성혈석 뒤편으로는 고분군이 들어앉은 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아래쪽 우편으로 100m 거리 밭에는 7~8년 전만해도 무너진 석탑무더기와 큰 절터가 있었다고 한다. 탑 옆에는 절에서 쓰던 샘이 있어서 수도가 들어오기 전에는 모든 주민들이 그 우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배층의 집단무덤이 있고 별자리를 헤아리는 첨성대가 있고 대단위 종교시설이 있었다는 것은 옛 왕실의 존재를 생각할 수 있다. 눈앞으로 끝없는 평야가 펼쳐지고 그 뒤로 높은 산들이 둘러싸고 내륙 깊숙이 물길이 들어온 만큼 분명 도읍지의 입지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인만큼 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있어서 답사를 마치고 식당에 도착하니 오후3시가 되었다. 도로가 막히고 작은 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12시에 마칠 수 있는 일정이 3시가 되어서야 마무리 되었다. 함창 오봉산 고분군은 점촌지역의 젖줄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적인 만큼 상주 못지 않는 관심과 기여가 있어야 한다. 점촌터미널에서 승용차로 4분 거리의 지척에 오봉산 고분군이 2천년을 숨죽인 채 누워있다.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0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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