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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경옛길 스토리텔링
신지영 학생
김곽형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18년 07월 29일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움을 느끼고 그 가운데 깨우침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사람이 아닌 다른 대상과도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 대상은 봄날 정원에 핀 가냘픈 야생화일 수도 있고, 외출 후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애완견일 수도 있다. 때로는 멀리 보이는 산, 흐르는 강물과도 소리 없는 교감을 나누곤 한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새로운 친구들뿐만 아니라 낯선 환경을 대하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낯선 것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오래된 친구처럼 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이야기하고 또 그들의 소리 없는 이야기를 상상하다 보면 비로소 그들도 나를 친구로 느끼는 듯 했다. 이러한 좋은 이야기 상대는 곧, 질 좋은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우리 지역에는 ‘영남대로’라는 옛길이 걸쳐져 있고 지금부터 그 옛길이 들려준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길은 지역과 지역, 골목과 골목,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공존하는 생물체와 같다. 영남대로는 조선시대 한양(서울)과 동래(부산)를 오고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으며 길이는 약 380KM(960리)로 ‘경상대로’, ‘경상충청대로’라 문헌에 나온다. 영남대로는 지금의 경부고속도로나 경부선 철도와 비교하면 거리상으로 70~80KM나 짧다. 영남대로는 부산(동래)를 출발하여 양산~밀양~청도~대구~칠곡~상주~문경~충주~안성~용인을 거쳐 한양의 남대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길은 영남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이었으며, 임진년 왜군이 진격한 길이고, 조선의 통신사가 일본을 가는 길로써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현재까지 공존하는 길이다.
문경은 상주(함창)의 덕통을 지나 점촌~유곡찰방역~견탄~불정~마성(토끼비리)~고모산성~문경읍~문경새재를 넘어 충주로 연결하는 구간이다. 먼저 현재의 함창읍 덕통리를 지나 모전동으로 들어오면 윤직리에 ‘땟다리’ 또는 ‘당교’라 부르는 다리가 있는데 이곳에는 신라군이 당나라군을 격퇴해다는 당교 유적지가 있다. 문경옛길 스토리텔링 첫 번째는 바로 당교 유적비가 들려준다.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고구려와 백제를 물리친 뒤 신라를 공격하기 위해 이 지역에 진을 치고 있을 때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그 정보를 알고 당나라 군사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술에 취하게 한 후 모두 사살하여 이곳에 묻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교 유적지를 뒤로하고 돈달산 앞을 지나 장승이 많았다는 장승백이 마을을 지나면 1472년 찰방역으로 승격된 유곡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당시 이곳에는 역리가 469명에 노비 83명이 일하던 곳으로 종 6품 관찰방이 8개 고을 200여리 18개의 역을 담당하였던 상주도의 으뜸역이었다. 이곳에는 찰방본역인 유곡역의 사적비가 있다.
유곡역을 지나서 고개부근에 ‘개서낭당’이라고 있는데 여기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문경옛길 스토리텔링 두 번째 이야기는 이곳 유곡 ‘개서낭당’이 들려준다. ‘이 마을 사람이 이웃의 잔칫집에 가서 술을 먹고 돌아오다가 길을 잃고 쓰러져 실신하였는데, 개가 깨워 집까지 가는 길을 안내했으며 그 후 개가 죽자 주인이 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개의 무덤을 만들고 마을 사람들은 개의 의리를 높이 사 서낭신으로 모시고 서낭당을 세웠다.’라는 전설이 있다. 전설이지만 서낭당이 남아 있어 사실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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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끼비리 쪽에서 바라본 진남교반 ⓒ문경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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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곡역을 벗어나 불정 원골을 지나면 영강이 나타난다. 영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불정을 지나면 영남대로의 유명한 구간인 관갑천 잔도라 불리는 ‘토끼비리’가 나타난다. 문경옛길 스토리텔링 세 번째 이야기는 이곳 토끼비리가 들려준다. 관갑천은 용연 동쪽에 있고 ’토천‘이라고도 부른다. 돌을 파서 사다리 길을 만들었는데 구불구불한 것이 거의 6~7리에 이른다. 세상에 전해 오기를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치러 남쪽으로 진군하는데 길을 잃었을 때 토끼가 벼랑을 끼고 달아나는 것을 보고 그 토끼를 따라가 길을 찾았다하여 ’토천‘이라 하였다. 자연 암벽을 가르고 돌사다리 길로 만든 이 관갑천 잔도 이야기는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한국지명총람에도 설명되어 있다.
토끼비리를 지나 고모산성을 거쳐 문경읍을 지나면 문경새재 관문 초입에 이른다. 문경새재에 있는 세 개의 관문은 1708년 숙종 때 지어진 것으로 문경읍에서 5KM 거리의 첫째 관문인 주흘관이 있고, 이곳에서 3.1KM 떨어진 곳에 두 번째 관문인 조곡관이 있으며, 다시 3.5KM 고개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 번째 관문인 조령관이 있다. 제 1관문과 제 3관문 사이에는 책바위와 교구정 등 오래된 유적이 산재되어 있으며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대에 따라 사람을 달리할 뿐, 또 다른 공감을 느낄 수 있다. 옛길 박물관이나 사극 드라마 세트장과 선비상 등은 이곳의 역사적 이야기와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처럼 길에는 사람이 있고 시장이 있고, 역과 관공서가 있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질 좋은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영남대로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며 그 길 중심에 우리 고향 문경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어느 조용한 휴일 아침 새재 길을 걸어보자. 길을 걷다 보면 그 옛날 암행어사 박문수의 마패 속 말이 내달리는 소리와 과거보러 한양으로 가는 선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그들이 소곤대는 이야기가 바로 지금 우리가 배우는 역사속의 한 페이지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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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곽형 기자 / press@mgtimes.co.kr  입력 : 2018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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