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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권득용 시인의 「문경을 쓰고 문경을 읽다」 19

권득용 시인, 문경문학관 관장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06일
교귀정

                                                                     김숙자


한가닥 흘러가는 물소리 따라가면
명경같은 팔왕폭포 가슴에 껴안고서
눈물로 반가운 소식 전해주는 교귀정

누대에 아름답게 물봉선화 꽃이피고
마주한 노송들이 다람쥐 불러모아
지나는 길손들 발길 머물다가 가라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어, 인생이 찰나와 같은 줄 알면서도 왜 그리 욕심을 부렸을꼬…’궁예가 교귀정 앞 팔왕폭포(용추) 너럭바위에 앉아 최후를 맞는 독백이다. 그곳에 교귀정(交龜亭)이 있다. ‘교귀’는 거북문양의 관인을 주고받는다는 뜻으로 새로 부임하는 감사(혹은 관찰사 종2품이상)가 전임감사로부터 업무와 관인을 인수인계하던 곳을 교인처(交印處)라 하였으며 주로 각 도의 경계지점에 설치하였다. 새재의 교귀정은 1470년경 성종 때 문경현감이었던 신승명이 건립하였다. 현판은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이 새겼다. 1896년 3월(건양1년) 의병난으로 소실된 것을 1999년 6월 문경시가 복원하였다.

이미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묵객들인 어변갑, 권오복, 홍언충, 퇴계 이황 등이 아름다운 용추의 풍광을 시로 남겼지만 시인은 언단의장(言短意長)으로 정제된 문장의 교귀정을 적고 있다.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팔왕’신이 선녀와 어울려 놀았다는 팔왕계곡 사무치게 그리운 아름다움이 명경지수가 되면 “명경같은 팔왕폭포 가슴에 껴안”는다. “눈물로 반가운 소식 전해주는 교귀정”에는 지금도 옛 선현들의 풍류가 감입곡류하고 있다. 그런데 하고많은 꽃 중에서 왜 하필이면 “누대에 아름답게 물봉선화 꽃이 피”었을까. 홍자색 물봉선은 우리 고유의 자생식물이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에 물봉선화는 보는 이가 없든 있든 아직도 진화하지 않은 감춤의 꽃으로 교귀정 누대를 지키고 있다. “마주한 노송” 수백 년을 두고 뿌리를 교귀정으로 뻗었으며 줄기는 남쪽으로 향하여 “지나가는 길손들 발길 머물다가 가라”며 넉넉함으로 서있다. 비록 복원한 곳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교인처인 교귀정과 함께하는 노송은 마치 아름다운 여인이 새재의 달빛에 춤추는 달무지개(月虹) 소나타가 되고 있다.

_____________________
김숙자 시인 (1964~ ) 경북 상주 출생.
2004년 문학세계로 시 등단, 동년 나래시조문학으로 시조 등단
저서 장편소설 『날고 싶은 제비』, 2006, 시집 『가족사진』, 2016
수상 전국문화예술인상, 샘터 인간승리상 외


문경타임즈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2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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