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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고녕가야 이야기10 - 문화와 역사

지정스님(봉천사 주지)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2월 07일
21세기가 시작된 지 어언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격변이라는 용어가 실감이 날 만큼 우리들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포스코가 상징하는 산업화의 세계가 열린지 50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눈부신 산업혁명의 과정을 마쳤다. 그 와중에 민주화를 거치면서 인류 초유의 개인컴퓨터를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하는 인터넷시대를 개막했다. 

그것도 잠깐, 지금은 인터넷에 인공지능을 첨가한 초과학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 삶의 기본행태는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의식주 해결을 위해 남자는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느끼는 기본정서는 옛날 그대로인 듯하다. 이처럼 과학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인간이 살아온 역사와 거기에서 파생하는 문화적 저력일 것이다.

현재 함창에는 2천년 역사의 비밀을 간직한 ‘고녕가야’의 타임캡슐 뚜껑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미지의 뚜껑은 수많은 후손이나 후예들이 바라보는 숭고한 개막이 아니라 침략자와 건달배의 손에 의하여 무참히 뜯겨져 왔다. 멋지고 잘난 사람들은 타임캡슐인 오봉산고분군과 왕릉 및 고녕가야 역사에 관심이 없어선지 아니면 두려워선지 외면해 왔다. 

8백 년 전에 씌어 진 우리의 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그 전에 있던 사료들을 토대로 역사를 서술했다. 고구려의 유기, 백제의 사기, 신라의 고기 외에도 중국의 역대사료를 포함하여 당시 국가역량이 힘닿는 대로 최선의 사서를 기록한 것이다. 그 후 수많은 역사서들이 위정자들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혹은 일본군국자들의 식민지배의 방편으로 소각되었다. 지금 남아있는 역사서들은 그 많은 고난을 뚫고 살아남은 고귀한 사료들이다. ‘함창고녕가야’는 분명하고 엄정한 기록과 신화가 전해오며 유적과 유물이 2천년의 세월을 격해 현존한다.
 
삼국유사에는 수로왕의 첫째동생이 낙동강을 타고 올라와 함창의 고녕가야를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고녕가야의 변천사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외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도 우리고장 함창의 역사를 분명히 기록하고 있으며 이 세상 그 어디에도 그것을 부정하는 사서는 없었다.
 
그러나 현재 고녕가야 뿐 아니라 우리고대사 전체의 사실과 배경이 식민 사학자들의 농간에 의해 사장되고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3세기 중국에서 씌어진 삼국지 귀퉁이에 열서너 줄 씌어진 ‘위지동이전’ 사료를 가지고 남한고대사 전체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 

위지 동이전에는 신라, 백제, 가야의 기록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저본으로 우리고대사를 재편하는 현실은 마땅히 시정되어야하며 용납해서도 안 된다. 거기에 덧붙여 함창의 고녕가야를 비롯한 전체 가야사를 부정하는 부류가 있으니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일본부를 전도하는 부류이다.

그들의 주장은 서기 369년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으므로 신라나 백제는 물론이요 가야와 같은 강력한 세력이 있었을 리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삼국의 초기 역사를 불신하고 그 자리에 위지동이전에 나오는 ‘변진13국’을 집어넣고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 12국을 그 위에 배정하는 형식으로 가야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국가 반역행위다. 엄연히 우리의 사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서에 기록된 역사를 부정하고 우리를 노리는 적들의 역사를 이 나라에 적용시키고 있다. 21세기 벌건 대낮에 역사를 팔아먹고 국가 혼을 팽개치는 경술국치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탁순’이라는 일본서기에 나오는 옛 지명을 일본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어감이 비슷하다고 대구를 ‘탁순임나’로 지정하는 형식이다. 

이렇게 십 수 군데의 일본서기에 나오는 지명을 남한 땅에 배정하면서 위지동이전과 음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확정짓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천부당 만부당 한 행태를 쓰다 쏘기치를 비롯한 나가 미치오 등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이 만들어냈다. 당시 그들의 문하생인 이병도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서양식 고고학을 배우는 입장에서 저들의 지도편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행한 것은 그들이 뿌려놓은 우리의 고대사 부정이나 임나일본부이론이 현재까지 왕성하게 작동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례로 삼국유사의 6가야를 논함에 있어 일본학자 나가 미치오는 6가야 지명을 삼국유사대로 따르면서 ‘함창고녕가야는 다른 가야국과 거리상 멀어 다소 고립된 듯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병도는 ‘함창은 다른 가야와 거리가 멀어서 고녕가야로 보기가 어렵다. 진주가 지역도 크고 물산도 풍부하며 옛 이름이 ‘거열’인데 발음상 고녕과 비슷한듯하니 그곳으로 정하고 싶다(진주?)고 했다. 확신할 수 없었는지 ‘함령’을 빼고 그 자리에 ‘진주‘를 쓰고 ‘?’를 삽입해 두었다.

이병도의 제자뻘 되는 김태식은 ‘일본의 임나가 한반도 남부에 진출했다면 신라와 가야가 2세기에 치열하게 싸웠다는 기록자체가 의심된다. 그리고 경덕왕 대에 6가야의 소재 지명을 바꾼 점으로 보아 그 전에 그러한 지명이 있었다고 보장을 할 수 없다. 대가야, 금관가야를 제외하고는 공허한 것’이라면서 6가야 자체를 희화하거나 부정하였다. 필자가 볼 때 이는 지식인이 쇠스랑을 들고 전쟁터에 나와 있는 형상이다. 군인은 총칼을 들고 농부는 쇠스랑을 들고 지식인은 붓으로 싸워야 하거늘 지식인의 쇠스랑이 가당한가? 그만큼 김태식을 비롯한 그들은 이 나라에 폭거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지식인이 역사를 다룰 때는 역사사료에 충실해야 하며 부정할 때는 근거를 분명히 제시해야한다 그것도 국사 일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현대사는 과학문명 못지않게 역사, 문화의 싸움이 치열하다. 역사와 문화를 선점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로 군림하기에 중국은 국력을 기울여 동북공정 서남공정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은 어거지 임나일본부라는 비수를 우리에게 들이대고 있다. 중차대한 역사 싸움터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학자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역사를 지키기는 고사하고 적들에게 부역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함창의 고녕가야는 그야말로 지워지고 있다. 그것이 정설인양 텔레비전이나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에 ‘함창고녕가야’는 진주고녕가야로 둔갑하여 방영되고 있다. 이는 나가 미치오의 견해를 이병도교수가 각색추인하고 김태식이 덧칠해서 함창고녕가야 역사를 훼손 뿐 아니라 왜곡하고 있는것이다. 

함창고녕가야의 역사를 찾아야하고 한국의 역사를 바로 세워야한다. 함창고녕가야의 역사가 바로서면 문경을 포함한 함창 상주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고 한국 역사가 정립되면 세계사를 견인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줄이 될 것이다.

사진 : 봉천사 전경

* 지정스님 약력: 1965년 영덕출생, 85년 봉암사출가, 서암대종사를 은사로 득도, 법주사 승가대학졸업, 실상사 화엄학림졸업, 전국선원10하 성만, 예천장안사 주지 역임, 김천직지사 교무시무, 현재 봉천사 주지

이동재 기자 / press@mgtimes.co.kr입력 : 2021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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